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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여지가 있는 명령은 항상 오해되기 마련이다. (2010-Feb-15, Mon)

Any order 

that can be misunderstood 

will be misunderstood.


- Von Moltke the Elder

at the outbreak of the Franco-Prussian War



질럿의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위의 인용구는 제가 좋아하는 인용구입니다. 군대에서의 명령 뿐만 아니라 사람들간의 의사 소통은 항상 오해의 여지를 최대한 피해야한다고 봅니다. 초등학교 때에는 무엇이든 중복해서 적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예컨데 2010년 2월 15일이면 '당연히' 월요일이므로 요일을 따로 적는 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중복해서 적는 것이 오해를 피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닳고 나서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항상 적당한 중복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저의 블로그에 있는 글이 오해의 여지가 적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위의 인용구와 같이 함께 오해를 줄여나가며 대화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합니다.

by 질럿 | 2020/05/03 01:05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1)

전자재료왕국 일본의 역습

< 전자재료왕국 일본의 역습 >을 보는 중이다. '디지털 소재'(책의 표현*) 혹은 'electronic chemical and material'의 시장규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2006년 반도체용 소재는 3조엔, 평판 디스플레이 소재는 5조엔, 기타(일반 전자부품, 에너지부품용 소재)가 1조엔으로 총 9조엔(06년 환율로 대략 800억 달러)이고 2015년에는 30조엔으로 성장할거라고 추정했다.**

이에 지금(2019년) 기준의 전자 소재 산업 규모를 찾아봤다. 한국수출입은행 산업경제팀 2019.5 이슈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반도체 소재는 519억 달러 규모라고 한다. < 전자재료왕국 일본의 역습 > 4조엔은 대략 370억 달러이니 예측 보다 훨씬 많이 성장한 셈이다. 아마도 클라우드/데이터 센터, 스마트 폰 등에서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요를 과소 추산한 것 같다.

"Markets and Markets"라는 리서치 회사에서 찾은 전자 소재 산업의 2019년 규모는 563억 달러로서 2015년 기준 30조엔(당시 환율 기준 약 250억 달러)의 2배가 넘는다. 4년사이에 2배로 성장했을리 없으니 이 역시 과소 추산이리라고 생각했는데, "BCC Research"에서 2016년 1월에 나온 자료를 보니 230억 달러 규모라고 한다. 그렇다면, < 전자재료왕국 일본의 역습 >이 과소 추산이 아니라 정확하게 추산했고 2015년-2019년 사이에 전자 소재 산업이 급속히 성장한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https://www.marketsandmarkets.com/Market-Reports/electronic-chemicals-market-107930161.html

https://www.bccresearch.com/market-research/semiconductor-manufacturing/electronic-chemicals-materials-markets-report.html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4568703

* 내가 전자 산업을 잘 모르니까 한국의 업계용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digital material'로 영문 검색을 하려고 하니까 전자책, 음원파일과 같은 '디지털 컨텐츠'를 의미하더라. 그냥 퉁쳐서 '전자 소재 산업'이라고 칭한다.

** 산수가 약간 이상한 것이 2015년에 디스플레이 시장이 30조엔(재료비 70%=21조엔), 반도체 업계가 40조엔(재료비 10% 4조엔)이니까 합계가 25조엔이다. 따라서 태양광 등 기타 소재가 1조에에서 5조엔으로 성장해야한다.

by 질럿 | 2019/11/09 22:30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승자독식! 토너먼트식 보상 체계를 뛰어 넘는 방법? (아이돌 연습생들끼리 계를 든다면?)

세계 각국을 막론하고 연예인 지망생, 한국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아이돌 연습생들은 토너먼트식 보상 체계를 따른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탈락자들은 보상이 없지만, 토너먼트를 끝까지 올라간, 성공한 아이돌들은 천문학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승자독식 구조 때문에 중도 탈락한 연습생들이 경제적으로 빈곤해지는 것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타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이돌 연습생들끼리 일종의 보험 혹은 계를 만들어서 성공한 이들이 번돈의 일부를 출원하여 계원들에게 나누어주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pooling risk) 할 수 있다. 이를 토너먼트 보상 체계 탈락자를 위험 보험, 줄여서 '토너먼트 보험'이라고 하자. 이는 결코 뜬금 없는 이야기가 아닌데, 자동차 사고 보험이나 화재 보험 같이 소수의 리스크(사고를 당하는 소수)를 다수에게 배분하는 방식과 비슷한 것이다. 물론, 손해를 나누어 갖는 손해 보험과 이익을 나누어 갖는 토너먼트 보험은 조금 달라 보일 수 있지만, (다수의) 리스크를 다수에게 배분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멀리 갈 것 아니라, 주변의 지인들과 복권을 살 때 둘이서 각자가 복권을 사고서는 당첨금을 수령하게 되면 30%정도 개평으로 당첨되지 않은 상대방에게 나눠주기로 약속한 적이 있다면, '토너먼트 보험' 계약을 한 것이다.

토너먼트 보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학계도 있을 수 있다. 특정 학문의 전문 연구자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한 이들 중에 해당 분야의 전업(full-time) 연구자가 되는 경우는 10%가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연구 결과는 증여의 대상이 될 수 없어서 물리학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부 1년차들이 10년 후 전문 연구자가 되면 연구 결과(논문)의 크레딧을 공유하자는 계약을 맺기 어렵고 학계에서 그런 계약을 인정 받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예로 든 아이돌 연습생 이외에 어떤 경우가 있을까? 바로, 프로 스포츠 선수이다! 그 중에서도 최정상에 오르면 천문학적인 금전 보상이 따라오는 미국의 프로 리그!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은 55만 달러의 최저 연봉을 받지만, 바로 아래 등급인 트리플A 마이너리그 야구 선수들만해도 평균 9만 달러 밖에 받지 못하고 하위 리그로 내려갈 수록 경비(식비, 장비값 등)도 안 되는 연봉을 받는다. 메이저리그를 꿈의 리그라고 부르는 것은 이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마이너리그에서 사그라지는 야구 유망주들을 기리는 말이 아닐까한다. 여튼,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선발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히는 유망주들은 평생 기대수익이 450만 달러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양극화가 심해서 1라운드에 뽑힌 신인 선수들 중에 50%정도는 900만 달러를 벌 것이고 나머지 50%는 거의 돈을 못 벌고 야구계를 떠나게 된다.

이러한 불확실성, 다시 말해 리스크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슷한 수준의 신인 선수들끼리 모여서 수익을 나누는 계약을 하는 것이다. 수익을 나눈다는 표현이 보험의 정의와 배치 된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다르게 표현 할 수 있다. 450만 달러라는 평균 수익액을 기준점으로 삼으면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하는 신인 선수들은 -450만 달러라는 '손해'를 입게 된다. 이에 손해 보지 않은 이들이 보험료를 걷어서 손해 본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재정의하면 보험의 일반적인 현금 흐름과 일치하게 된다.

NPR의 플래닛머니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신인 선수들 사이의 보험 계약이 태동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같이 계약을 한 신인 선수 한 무리가 '모든 연봉'을 나누어 갖는 것은 아니고 일정 금액 이상의 연봉을 받을 경우에 그 중 일부를 공유하도록 계약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마치 공산주의의 문제점과 같이 동기부여가 없이 모두가 다른 이들의 연봉을 받으려고 할 테니까 말이다.

https://www.npr.org/2019/10/25/773532516/some-baseball-players-are-entering-income-pooling-agreements-to-fix-imbalance

이러한 토너먼트 보험은 성공한 이들의 소득을 그냥 나누어주는 일반적인 복지처럼 보이지만,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한계효용감소'를 고려하는 것이다. 1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는 900만 달러를 받을 경우와 비교하여 만족도(utility)는 큰 차이가 없겠지만, 토너먼트 보험의 수혜자가 되는 다른 N명, 10명이라고 하더라고 10만 달러를 받는 가난한 운동 선수들은 개개인이 받는 10만 달러가 주는 만족도, 혹은 효용(utility)이 스타 플레이어의 100만 달러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토너먼트 보험 계약을 통해서 스타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음에도 경제적인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할 수 있는 유망 신인들이 더 노력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더 많은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고, 나아가 야구가 발전하여 공동체 전체의 효용이 증가 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 말고 또 어떤 방식으로 토너먼트 보험을 만들 수 있을까? 한국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토너먼트 보험은 무엇일까? JYP, YG, SM의 '데뷔조' 연습생들이 모여서 토너먼트 보험을 드는 것은 어떨까?

by 질럿 | 2019/11/05 00:05 | 세상의 재미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이민기 - 마지막까지 모국어가 쓰이는 곳은?

< 유학기 >라는 분류로 시작했던 해외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대학원도 졸업했고 하니 이제는 < 이민기 >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이제 영어권 국가(미국 캘리포니아, 미국 코넷티컷, 싱가포르)에서 지낸지 13년이 넘었다! 그러다보니 이제 나름 영어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영어가 아무리 익숙해져도 숫자를 다룰 때는 항상 헷갈린다. 특히 암산을 할 때에는 한국말로 진행을 해야한다. 물론 영어화자가 있는 곳에서는 혼자 조용이 한국말로 셈하기는 하지만, 여튼 주변에 영어를 아주 잘하는 '외국인'들도 전화 번호를 셈하거나 암산 할 때에는 결국 모국어를 쓰는 것 같다. 이는 전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지난 주말 아이와 산수책을 같이 보면서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

그리고 전에 같이 했던 Singapore Math를 했어요. 해보니까 주영이가 더하기랑 빼기는 어느정도 잘 해요. 다만 10-( )-30-40-( )-60 이런식으로 있는 빈칸 채우기는 10 다음에 11을 쓰려고 해요. 사실 10단위로 숫자를 키워가면서 세는 것은 아직 어려울 것 같아요. 또 재미있는 것이 주영이는 셈을 영어로 하고 아빠는 한국어로 하다보니까 수식을 보면 아빠는 '다섯에서 둘을 지우면 몇개가 남아?'라는 식으로 한국어로 말하게 되는데 주영이는 숫자랑 셈은 한국어로 말하면 잘 못 알아들어요. 그래서 이부분은 영어로 이야기해줘야해요. 'We have five. Delete two. How many do we have?'이런식으로 말이지요. 아빠가 볼때 영어를 아주 잘하는 외국인들이 전화번호 말할 때나 숫자 셈할때는 잘 못하고 모국어로 해야하는 경우가 있어요. 다중언어 구사하는 사람들도 모국어를 꼽자면 셈을 할 때 쓰는 언어가 아닐까해요.

- 육아일기에서 발췌

===
(추가)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초중등교육을 받고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편한 점은 (영어권 출신이라하더라도) 바로 단위계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미터법을 쓰고 미국은 야드법을 쓴다. 길이 뿐만 아니라 질량/무게와 온도 역시 다른 단위를 쓰다보니 많이 헷갈린다. 나의 경우에는 물리 전공인 관계로 일상생활에 쓰이는 단위계의 변환은 매우 능숙하다. 하지만, 내가 야드법을 이야기할 때에도 결국 미터법으로 생각한 다음에 변환하게 된다. 비유컨데 나는 미터법의 원어민인 것이다. 대학원 때 동기들하고 샐러드를 잔뜩 담아서 연구실로 돌아가는 길에 상당히 무겁다면서 2.2파운드는 족히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때 동기 친구는 어떻게 소수점 단위까지(0.2파운드) 무게를 가늠하면서 놀라워 했다. 이에 나는 그냥 1킬로그램 정도 되는 것 같아서 변환한 것이라고 답했다. 아마 파운드의 원어민인 그 친구는 그냥 2파운드는 되겠는걸이라고 했을 것이다.

by 질럿 | 2019/10/30 01:17 | 유학기 | 트랙백 | 덧글(0)

가짜 뉴스에 이어 가짜 의학이 판치는 세상...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라는 책은 로크미디어에서 출판한 책으로 사회적 기업을 사칭한 바있는 체인지그라운드에서 번역과 출간 그리고 마케팅한 #유사의학 책이다.

'유사' 혹은 'pseudo'라는 표현이 일반 독자가 받아드리기에 '별종의' 혹은 '비주류의'와 같은 뜻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단어에서 받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가짜과학 / 가짜의학 책이다. 게다가 마케팅 자체도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https://ppss.kr/archives/205176

by 질럿 | 2019/10/17 01:05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오퍼레이션이란 무엇인가 -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로 본 오퍼레이션

내가 오퍼레이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공장의 오퍼레이션 컨설팅을 하시던 분(현재는 글을 비공개로 하신 관계로 누구인지 거론하지 않는다)이 쓰신 글을 보면서 였다. 이공계 출신이지만 제조업에서 일한 적이 없는 관게로 대단위 오퍼레이션에 대해서 제대로 경험한 것은 군대에서의 부대운영 밖에 없었기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오퍼레이션이라는 관점을 추가하고 나니 식당을 가더라도 '우와 이 집은 높은 수준의 오퍼레이션을 하고 있네!'와 같은 감탄을 할 수 있었다. 이 말을 처음 한 곳은 자카르타의 한식당이었지만, 처음 오퍼레이션에 대해 경의를 표한 것은 2014년인가에 종편 방송 << 서민 갑부 >>에 나온 돼지 갈비 집이었다. 모든 메인 디쉬를 2인분 혹은 1인분으로 구워대고, 어떻게 주문이 들어오던 간에 1/2인분 조합으로 준다. 뿐만아니라 3인분을 주문했다고 하면 2인분을 먼저 가져다주고, 거의 다 먹어 갈떄 즈음에 1인분을 추가로 내주어서 따뜻한 고기를 계속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이게 바로 오퍼레이션이다. 한국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나 LCD 생산 공장에서도 역시 오퍼레이션의 승리를 보여주겠지만, 직접 가볼 수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이런식으로 오퍼레이션에 관심이 있는 내가 <<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를 사서 보게 된 것은 순명대제님의 글 덕분이다.


바로 순명대제님께서 책을 읽고 쓴 오퍼레이션 관련 글에 감명 받은 김에, 전자책으로 나와있는 <<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를 구매했다.  참, 위의 포스팅 중에 하나는 생산/공정, 다른 하나는 점장에게 대부분의 지분을 주는 LBO 개념을 설명하는 글인데, 점장이 열심히 일하게 한다는 점에서 LBO글 역시 오퍼레이션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든다. 백종원의 책 자체는 매우 짧아서 2시간도 안 되어서 다 읽었다. 경영/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좋은 충고가 많다. 하지만, 오퍼레이션에 대한 인사이트는 사실 이 책 보다는 위에 링크한 순명대제님의 포스팅에 더 잘 나와있는 것 같다. 이게 내가 '먹물'이라서 순명대제님이 해주신 설명 방식(재고/LBO에 대한 재무적인 해설)에 더 익숙해서인지 모른다. 여튼, 순명대제님의 포스팅과 함께 보기에 괜찮은 책이다.


by 질럿 | 2019/09/22 14:24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행동경제학 책 정주행

대니엘 카너먼 << 생각에 관한 생각 >> 을 7월에 읽은 이후에 행동과학(행동경제학) 독서를 마무리하려고 또 다른 노벨상 수상자인 리처드 탈러(세일러/Thaler)의 <<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을 읽었다.

읽는 중간 중간 내용이 많이 친숙했다. 다른 행동경제학/재무학 관련된 기사나, 내가 즐겨듣은 Freakonomics 팟캐스트에 리처드 탈러가 여러번 출연했었기에 거기서 들은 이야기가 그리 많았나도 싶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서 개인적으로 정리하는 독서노트를 보니까 2017년에 이미 읽은 책이었다. 이런이런, 어쩐지 내용이 대부분 아는 내용이다 했다.

여기서 재미난 것은 <<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중에서 가장 낯설었던, 즉 읽으면서 새로웠던 부분은 놀랍게도 주식 시장에 대해 행동경제학/행동재무학을 통해 분석한 부분이었다. 왜 일까? 내가 관심이 많아서 오히려 행간에서 새로운 메세지를 찾아낸 것일까?

이번에 주행한 행동과학 관련 책들: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생각에 관한 생각 (2018년 최신판)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넛지
상식 밖의 경제학

by 질럿 | 2019/09/21 18:09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1)

토니 세바의 "에너지 혁명 2030" - 미래 예측에 대한 평가 그리고 에너지 전환기

토니 세바의 "에너지 혁명 2030"을 읽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에너지, 자동차 ,경영학 쪽을 가르치고 있다는데 대략 기술경영에 관련된 강의를 하는 것 같다. 역자는 이래저래 말만은 박영숙(이름을 잘 지은 '유엔미래포럼' 대표.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제연합UN과는 아무 관계 없는 곳임)이지만, 내용은 한 번 훑어볼만하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태양광 발전과 전기저장장치(ESS)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2014년 기준 이미 경제성이 있고, 2020년 전후가 되면 태양광/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은 기존의 에너지 산업(발전소, 석유/천연가스 관련)을 이른바 '창조적 파괴'할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 겸 주장이다. 태양광과 더불어 소개하는 것은 전기자동차(정확히는 배터리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인데, 이 두 가지 기술로 인해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대체되고 자율주행으로 인해 차량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전통적인 자동차 완성차 업체가 앞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측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전체 400여쪽에 달하는 나름 두꺼운 책이지만, 줄간/자간이 넉넉하고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바람에 읽는데 별로 시간이 들지는 않았다. 토니 세바가 블로그에 쓴 글 혹은 짧은 기고문을 모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태양광 부분에서 나왔던 내용이 전기차 부분에서 나오고, 다시 석유 업계의 종말과 관련된 부분에서 또 나온다. 다시 말해, 책의 '정보밀도'가 매우 낮다. 보통 수준 있는 책의100쪽 짜리도 안되는 내용이기는 하다. 사실 2014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아주 시의 적절하고 배우는 것이 많았겠지만 여기저기서 이미 들었던 내용을 다시 보다보니 조금 김새는 것 같다. 그래도 크게 건진 것은 용융염 태양광 발전에서 액체상태의 '소금'에 열을 저장하는 기술에 대해서 좀 알게 된 것과 아래에 기술할 토니 세바의 2014년 기준 예측 대비 그 후 4-5년간의 실제 변화 사이의 관계, 이 두 가지이다.

토니 세바가 생각하는 에너지 혁명의 3가지 요소 - 태양광 / 리튬 배터리 / 자율주행-배터리전기차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자율주행차도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이들 요소의 지수함수적인 성장을 설명하고 앞을 내다보기 위해서 나오는 예시는 크게 3가지다. 태양전지의 가격하락은 1976년 와트 당 76.67불에 비해 2012년 와트당 0.36불이되었으니 성능향상(혹은 가격하락)이 지수함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발전시켜서 토니세바는 리튬 배터리와 라이다(LIDAR,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측정기로 자율주행차 구현에 필수적인 부품) 가격의 하락 추세와 미래 예측을 포함하고 있다.


나름 예측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과거에 한 미래 예측'을 보면 꼭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원래 누군가 미래 예측을 하면 항상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보고는 하는데, 과거에 한 미래 예측이니까 바로바로 팩트 체크가 가능하니 얼마나 좋은 소스인가~!

2017년 7월 5일의 블룸버그에서 발표한 "리튬 이온 배터리 비용과 시장"이라는 자료를 보면 2016년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kWh당 273불로 토니 세바가 제시한 예측값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좀 더 최근 2019년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18년 사이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 추이는 다음과 같다.
역시나 2018년의 배터리 가격은 토니세바가 2014년에 예측한 값보다 현저히 낮다. 반면 라이다 가격은 2019년 3월에 (구글이 인수한) 웨이모에서 한 세트에 7천5백불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토니 세바의 예측치보다 현저하게 높은 가격이다.

다시 말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은 2014년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향상되었고 라이다(자율주행차 부품)의 성능은 예측에 비해 천천히 발전하고 있다. 이를 보면 자율주행차 보다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이 훨씬 빠를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전기차에 비해서 자율주행차는 각국 정부의 규제와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기 떄문에 확산이 더 느릴 것 같다. "그러면 수소전기차는요?" 라고 하겠지만 토니 세바는 딱히 수소전기차를 다루고 있지 않다. 이는 권순우 기자가 쓴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를 참조하면 된다.

그 외에는 토니 세바의 전체적인 에너지 산업에 대한 조망이 담겨 있다. 원자력 발전은 폐기물과 해체 비용 때문에 너무 비싸고, 석유와 천연가스는 2014년에 이미 태양광에 대한 비교우위를 상실했으며, 석탄과 같은 '열등한 에너지원'은 당연히 폐기 되어야 된다고 한다. 바이오매스와 같은 재생에너지의 경우에는 태양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축적하며(식물의 태양에너지 전환율은 0.3%인 반면 태양전지는 10%이상을 전환할 수 있음), 바이오 디젤의 경우 너무 많은 담수(물)를 소비한다고 지적한다. 이원복의 "먼 나라 이웃 나라"에 나오는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이니' 부분이 생각나는 흐름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어느정도 동의한다. 풍력 발전에 대해서는 길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태양광과 함께 미래의 에너지 구조 개편을 주도할 에너지원으로 꼽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 의견으로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에 대한 나의 뇌내망상적 제안은 다음과 같다. 크게 에너지 자립형과 효율형이 있는데 자립형은 에너지원의 수입을 최소화하는 것이고 효율형은 에너지 소비 가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 에너지 자립형 >
a.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 근거리는 송전하고 장거리는 수소를 생산하여 운송
b. 채산성이 떨어지더라도 한국 국내의 석탄 탄광을 재가동하여 석탄 화력 발전을 실시. 대기오염을 고려하여 동해안에 발전소를 건설함.
c. 고속증식로를 기반으로하는 원자력 발전소 연구 및 건설. 이를 통해 핵연료를 어느정도 자립할 수 있음.
d. 핵융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 에너지 소비효율형 >
a.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은 자립형과 같음.
b. 석탄화력발전은 폐쇄하고 천연가스발전소로 전환하거나 석탄화력발전소를 ESS로 전환.
c. 원자력 발전은 자립형과 같음.
d. 핵융합 연구는 자립형보다 우선순위가 낮음.
e. 해외에서 발전용 수소를 구매(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도 중인 암모니아로 수소를 운송/판매하려는 시도)
f. 동북아수퍼그리드와 같이 한국의 인접국과 전기를 사고파는 시스템 구축. 서일본의 경우 교류 주파수가 60Hz로 한국과 동일하여 전력체계를 통합 할 수 있음.


by 질럿 | 2019/08/31 22:18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2)

싱가포르의 1인당 공업생산액(제조업 부문 부가가치)

싱가포르의 1인당 제조업 부문 부가가치는 높은 편입니다.

월드뱅크 자료인데요. 2014년 기준 싱가포르가 9.5k, 미국이 5.95k, 일본이 8.35k, 중국 1.90k 한국이 7.20k입니다. 싱가포르와 비교대상이 되고는 하는 홍콩은 0.54k 이지요. 다시 말해서 싱가포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통적인 공업국가인 미국, 일본, 중국, 한국보다 제조업 비중이 낮지 않습니다.

https://tcdata360.worldbank.org/indicators/mva.per.cap?indicator=3798&viz=line_chart&years=1990,2014

더 놀라운 것은 스위스는 14.39k입니다! 장하준 교수가 1인당 제조업생산액기준으로 스위스, 싱가포르가 한국보다 많다고 했을때 놀라서 찾아봤었는데 진짜더군요.


by 질럿 | 2019/08/23 10:40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MAGA! 아메리카노를 다시 맛있게

요즘 전지구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고 카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플라스틱 빨대도 종이빨대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과 미국의 스타벅스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안하는데, 아무래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다보면 종이 빨대가 눅눅해지면서 커피 맛이 없어진다. 이것 참, 플라스틱 빨대가 (대체가능한) 플라스틱 1회용품 중에서 비중이 크지 않을 것 같은데 아마도 일종의 '프로파간다'로서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다행히도(?) 싱가포르 스타벅스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주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종이빨대 때문에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맛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지 미국 공화당 지지자 혹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친화경주의 혹은 정치적인 올바름(PC; politically correct)을 강조하는 친화경주의자 혹은 미국 민주당 지지자를 풍자하는 의미로 정치구호가 담긴 플라스틱 빨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28&aid=0002461828&fbclid=IwAR0BGBlt61K-PVbHHy-wUkIfmc1VBI3bi-73qnlYRk-56X6x4MfcU5ldWcY

MAGA(Make Americano Gourmet Again!)의 다른 버전인데 (아마도) 이에 맞써는 정치적으로 올바름을 추구하는 힙스터들은 아마도 재사용하는 금속제 스트로를 사용하지 않을까...

https://www.crateandbarrel.com.sg/en-sg/product/stainless-steel-straws-set-of-4/430856?color=silver-metallic&gclid=Cj0KCQjwv8nqBRDGARIsAHfR9wB5tfKG1rt1ycXuAZSWMqqJlkaTOz1gGXg5as4zJhKj7AEVko8hMREaAssPEALw_wcB&size=0-25-dia-x-9-h



by 질럿 | 2019/08/14 09:44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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