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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여지가 있는 명령은 항상 오해되기 마련이다. (2010-Feb-15, Mon)

Any order 

that can be misunderstood 

will be misunderstood.


- Von Moltke the Elder

at the outbreak of the Franco-Prussian War



질럿의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위의 인용구는 제가 좋아하는 인용구입니다. 군대에서의 명령 뿐만 아니라 사람들간의 의사 소통은 항상 오해의 여지를 최대한 피해야한다고 봅니다. 초등학교 때에는 무엇이든 중복해서 적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예컨데 2010년 2월 15일이면 '당연히' 월요일이므로 요일을 따로 적는 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중복해서 적는 것이 오해를 피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닳고 나서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항상 적당한 중복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저의 블로그에 있는 글이 오해의 여지가 적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위의 인용구와 같이 함께 오해를 줄여나가며 대화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합니다.

by 질럿 | 2020/05/03 01:05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0)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아이돌 가수의 상관 관계

애니메이션 포패트롤(Paw Patrol)의 '에베레스트'가 중국이름이 주주(珠珠)인 걸 알게된 기념글

1. 아침에 등원하면 주영이 유치원 같은 반 아이가 주영이를 주주라고 부르면서 반겨준다. "영"이 발음하기 어려운 것인지 주영 대신 주주라고 많이 한다. 그리고 중국어 전담 선생님들은 한자이름을 중국식 발음으로 읽어서 주잉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사실 나는 대학원때 중국계 친구들이 종종 "종쒸엔"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말이지. 중국어를 좀 더 배우게 할 겸, 넷플릭스를 중국어로 시청하면 좀 더 오래 보게해주니까(한국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가르치려고 영어로 애니메이션 보여주는 것과 같이...) 요즘은 주영이가 중국어로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니까, 포패트롤 캐릭터 이름도 중국이름도 같이 부른다. "스카이는 티엔티엔(天天)이야~"하는 식으로 말하곤 한다.

오늘 아침 식사를 하다가 주영이가 포패트롤 캐릭터 중에 산악구조견인 에베레스트의 중국이름이 주주라고 하길래, 찾아보니 주영이의 주자와 한자도 같았다. 이렇게 이름을 대응시키면서 이야기하다 보니 주영이가 어느덧 슈퍼윙스(Superwings) 영어이름하고 한국어이름을 대응시키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슈퍼윙스의 주인공은 (내가 생각할때에) "제트"인데 한국이름은 "호기"이다. 뭔가 번역도 아니고 대응이 잘 안 된다. 옛날식 표현이지만 제트비행기를 일컫는 말로 "쌕쌕이"를 쓰면 어떨까하는데... 포패트롤의 중국명칭은 왕왕대(汪汪隊, 주영이와 달리 나는 중국어를 못한다... 대충 병음을 읽자면 왕왕뚜에?)로 "멍멍이부대"로 잘 번역했잖나.

여튼 이냥저냥 주영이랑 같이 슈퍼윙스(물론 영어에 가까운 발음은 '수퍼윙즈'가 되어야하지만) 캐릭터들을 보니 항공팀, 우주팀, 수중팀, 해상팀 별로 캐릭터가 다 다르다! 저런저런... 포패트롤은 멍멍이들이 차에서 배로 바꿔타거나하면서 지상과 수중을 아울러 활약하고 이나 로보카폴리는 그냥 캐릭터들이 변신한다. (모든 여자아이들이 사랑하는) 앰버는 변신해서 날라가는데, 슈퍼윙스의 아리는 구급차 버전의 캐릭터가 따로 있다. 캐릭터가 너무 많다보니 포패트롤이나 로보카폴리보다 집중도 안되고, 내 아이의 경우 캐릭터 상품 모으기도 포패트롤과 로보카폴리 집중하지 슈퍼윙스에 집중하지 않는다. 옵션이 너무 많으면 안좋은게 아닐까나.

유튜브에서 슈퍼윙스, 포패트롤, 로보카 폴리를 영어 검색해서 공식 페이지인것을 찾으면 슈퍼윙스는 구독자가 거의 없는듯하고 포패트롤이 50만, 로보카폴리가 200만을 상회한다. 한글로 검색하면 슈퍼윙스 84만, 로보카폴리 20만이 나오고 포패트롤은 한글 공식 페이지가 없는 것 같다.

세 가지 애니메이션에 대한 명확한 순위를 따지자면 캐릭터 상품 순위를 봐야할 것 같아서 쿠팡과 아마존에서 쳐보면 각각 슈퍼윙스 7400개/254개, 포패트롤 33개/2만개, 로보카폴리 30만개/246개이다. 이상의 결과를 보면 미국/영어권과 한국에서의 순위가 다름을 알 수 있다. 포패트롤은 한국에서 많이 안보는구나. 캐릭터도 귀엽고 재미난데. 여튼 슈퍼윙스는 한국에서는 로보카폴리 보다 인기가 적고 미국에서는 포패트롤보다 인기가 적다.

2. 슈퍼윙스, 포패트롤, 로보카폴리 이 셋에 대해서 다른 아이 부모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재미나다. 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모두 구분하고 에피소드도 많이 아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부모들은 애니메이션을 틀어주고 아이들과 같이 시청하면서 소통하는 부모들이겠지 나 같은 경우에는 빈도로 나누자면 1/3정도는 같이 시청하고 절반 정도는 종이책("독서"임을 확실히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아이 앞에서는 종이책을 보려고 노력한다)을 읽고 나머지는 휴대폰으로 놀며 티비보며하는 것 같다 그런고로 나의 캐릭터 이해도는 "어른들 사이에서 중급"정도인지라 부모들끼리 대화 나누다 보면 재미난 경우가 많다.

나: 슈퍼윙스랑 로보카 폴리 보다보면 캐릭터들 끼리 헷갈릴 때가 참 많아요. 제가 10대때 저희 부모님들이 에이치오티랑 젝스키스 구분 못 하시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이제야 이런걸 구분하는게 (부모입장에서) 얼마나 힘든지 알겠어요.
다른 아이 부모: 그러게요. A는 슈퍼윙스 맞죠? B는... 로보카 폴리던가요?
나: 하하... B는 둘 다 아니고 포패트롤에 나온답니다. 이것참, 저희 아버지가 에이치오티랑 젝스키스 사이에 찍어서 맞추시려고 할 때 '아니 쟤네는 엔알지인데...'라고 하던 것 같네요.

#슈퍼윙스 #로보카폴리 #포패트롤 #에베레스트 #주주 #hot #에이치오티 #젝스키스 #nrg #엔알지

by 질럿 | 2019/05/03 01:04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재난 충격으로 부터 도시가 재생될 때의 경로의존성 혹은 도시간의 위계 고정

신과 함께 팟캐스트 에 다시 돌아오신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님의 강의! 정말 재미나게 들었다. 중간에 도시간 규모의 위계의 고정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며 예로 든 '2차대전기에 폭격으로 폐허가 된 일본의 도시가 재생 된 과정'에 대한 연구 논문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검색을 해보았다.
http://cdn.podbbang.com/data1/geesik02/lectureseason21.mp3

교수님이 직접 쓰신 예전 컬럼과 관련 기사를 찾았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02/2016050200015.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02/2016050200587.html

여기서 팟캐스트에서 인용하신 연구자(논문 저자)들의 이름을 확인하여 논문을 찾았다! 도널드 데이비스와 데이비드 와인스타인 저 논문 2편 (사실 첫 번째 저자의 성과 두 번째 저자의 이름이 매우 비슷하여 헷갈린다.)

http://www.columbia.edu/~drd28/BBBI.pdf
http://www.columbia.edu/~drd28/BBB.pdf

by 질럿 | 2018/12/28 00:00 | 세상의 재미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영화 협상을 보고 나서

영화에 보면 현빈이 무기 브로커 밑에서 일했었고, 현재는 무기 밀매를 하는 것으로 나온다. 영화의 무기 밀매매 장면을 보면 주로 소총이나 보병용 공용화기들, 즉 무반동총(a.k.a. 바주카포) 혹은 7호발사관--;;을 취급하는 것 같던데. 영화 설정상 한국의 무기를 빼돌리는 것인데 조금 이상하다. 같이 관람한 아내 말로는 한국군에서 보관하고 있는 총을 빼돌린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총기번호로 엄격히 관리되는 소총을 빼돌릴 수 있을까? 게다가 '흑막'에 관여한 이들은 공군인데 공군이 과연 빼돌릴 만큼 충분한 소총이나 보병용 공용화기를 보유하고 있을까도 걱정이고...

또 대테러 작전을 위해서 공군 SART(탐색구조전대)가 투입된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적지에 추락한 조종사를 구조하는 부대로서 현빈 같은 테러범 (혹은 납치범) 진압에 어울리는 부대일까 의문이 들긴한다. 물론 '흑막' 중에 공군 장군이 끼어있기에 SART가 출동한 것으로 설정했겠지만... 여튼 앞으로 틈틈히 영화에서 저지른 밀리터리 관련 고증 실수나, 전술적 실수(전략적 실수는 내가 집어 내기에 어려울테니...)를 적어볼까한다.

by 질럿 | 2018/10/24 01:03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선택 편향 이야기 - 좋은 책, 좋은 영화, 그리고 좋은 학생(?)

김두얼 교수님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생각한 내용이다. 김두얼 교수님은 한국어 독자들이 한국 저술가의 책이 질이 떨어진다고 하는 이유에 대한 해설을 하셨다.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726353957699921&id=100009759707706

이유로 제시된 여러 가설 중 재미난 것이 바로 "선택편향(selection bias)"이다. 외국 서적은 전체 출간되는 책의 종류가 아주 많은데 그중 질이 좋은 책들만 한국어로 번역되기 때문에 한국 저술가가 집필한 책들의 평균적인 질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가설이다. 댓글로는 어떤 분이 한국 영화의 질이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 떨어진다는 불평도 역시나 같은 원리로 보아, 좋은 헐리우드 영화만 수입되기 때문으로 설명 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역시 이 가설에 동의한다. 나는 '전자책 예찬론자'로서 요즘은 웬만한 책은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으로 구매한다. 특히나 최근에 출간되는 책들은 전자책으로 동시에 발간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전자책을 사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 보는 종이책이 매우 재미나고 수준이 높은 것 같아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자책을 구매 할 때에는 어느 정도 수준만 된다 싶으면 바로 구매한다. 반면에 종이책은 전자책으로 출간 안 된 책을 구매한다. 사실은 전자책으로 출간 안된 종이책도 웬만해서는 전자책으로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편인데, 주변에서 좋은 책이라고 칭찬이 자자할 때는 종이책으로 구매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의 전자책 선집보다 종이책 선집의 수준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비슷한 선택 편향(selection bias)로서는 학부 고학년, 대학원의 심화 전공 수업을 '타과생'이 와서 수강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수학과 대학원 수업을 수강하는 물리 전공생이나, 화학 전공생이 이론 물리 수업을 수강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타과생들이 심심찮게 강좌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아닌 물리 전공생이 평균적으로 수학 전공생보다 수학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잘하는 물리 전공생이 심화된 수학 강좌를 수강하기 때문이다.

by 질럿 | 2018/10/19 14:07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한글날 기념 포스팅 20181009

한글날 기념 포스팅... 문법/맞춤법 파괴를 한글파괴라고 하는 것도 몇 십년 된 이야기인데 통신체 라는게 나온 근25년 전부터 있었던 이야기임... 차라리 한국어 파괴라고 합시다.

나도 종종 야민정음 을 쓰는데 (예:강커태) 딸아이랑 같이 다니면서 강아지를 보고 내가 "와 댕댕이 다" 그러면 주영이도 댕댕이라고 불러대서 제대로된 이름을 알려주기 위해 댕댕이라고 했다가도 멍멍이라고 바꿔 불러주기는 한다만... 25년 전의 나와 비슷하게 여전히 누군가 나에게 야민정음 (혹은 통신체)를 쓰지 말라고 한다면 "왜 재미있잖아?"라고 하고 싶다.

-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 줄 잘 모르고 있는 아재137호

by 질럿 | 2018/10/18 12:07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직업의 지리학 - 엔리코 모레티

간단한 메모

R&D의 사회적 효용은 산업별로 다름. 정보통신은 사회적 효용이 큰데 제약은 적은 편.

학사학위 비용 10만2천달러 수익률은 평생 15퍼센트. 이에 반해 주식이나 채권을 사주면 8퍼센트

학위를 가지고 이민온 사람은 높은 생산성
가족을 위해 이민온 사람은 토착민과 비슷한 생산성

by 질럿 | 2018/08/11 15:31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쇼와 육군 - 호사카 마사야스

"쇼와 육군"은 논픽션 작가인 호사카 마사야스가 돌아본 쇼와 연간의 전쟁(1930-1945)에 대해서 왜 일본 군부/정부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일본군은 잔인한 짓을 하였는가를 탐구한 책이다.

병사의 입장에서 쓴 일본 육군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발췌한 것인데 어디서 많이 본 상황인 것 같으면 기분 탓이겠지?

* "제 7장 팔로군에 가담한 일본 병사의 중일전쟁"에서 발췌

가가와 다카시 - 1940년 8월 팔로군의 포로가 되어 우메다 데루후미라는 가명으로 팔로군 일본군 포로 반전조직에서 활동


화베이華北에서는 가는 곳마다 일본군 포로들에 의해 반전 조직이 만들어졌는데, 그 조직은 8개가 넘었다. 모두가 팔로군의 정치 교육을 받았거나 그것에 공명한 조직이었다.

  1942년 8월, 그 조직의 대표자 53명이 옌안에 모여 전화베이일본병사대표자대회全華北日本兵士代表者大會를 열었다는데, 가가와도 대표 중 한 사람이었다. 화베이에 있는 반전 병사의 의사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대표자들은 수차례 회의를 열었다. 중심 주제는 ‘일본 병사로 하여금 반란을 일으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였다. “지금까지 일본 병사를 설득할 때에는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하자’와 같은 딱딱한 표현을 사용한 탓에 오히려 일본 병사의 반감을 샀다. 일본 병사의 심정을 고려하여 반전을 호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떤 수단이 효과적일까?” 그들은 논의를 거듭했다.

  “일본군은 하급 병사를 너무나 학대하는 군대다. 자신들도 하급 병사였기 때문에 그 당시의 심정으로 돌아가 어떤 불만이 있었는지를 적어보자”라는 얘기가 나왔고, 각자가 일본 육군에 있을 때 맛본 여러 가지 고통을 털어놓았다.

  “사병은 급료를 고작 10엔밖에 받지 못하지만, 장교는 소위만 되어도 130엔이나 받는다. 사병의 전시 수당을 인상하길 바란다.”

  “밥을 실컷 먹고 싶다.”

  “전선의 사병에게 말린 식품만이 아니라 생선이나 채소도 먹을 수 있게 하라.”

  “주보酒保(육군 내부의 매점)에서 장교와 사병으로 구별하여 판매하지 마라.”

  “단것을 먹고 싶다.”

  “따귀를 때리지 말라. 제재制裁를 그만하라.”

  “사병에게는 너덜너덜한 옷을 입히고 장교들만 깨끗한 옷을 입는 것을 멈춰라.”

  사병들의 불만은 순식간에 몇 가지씩 쏟아져나왔다. 장교가 부사관이나 병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데, 이런 군대는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불만은 점차 일본 육군 내부의 체질에까지 미쳤다.

  “상관의 명령이라 하여 무엇이든지 사병들에게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례했다고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

  “장교 자신도 지키지 못할 정신 훈화를 하지 마라.”

  “연습 시간을 단축하라.”

  “사병을 처벌할 때에는 전우의 배석陪席을 인정해야 한다.”

  “헌병은 직권을 남용하여 함부로 사병에게 설교를 하거나 따귀를 때리지 마라.”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는 자신이 쓰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라.”

  “토벌 작전 후에는 2~3일 동안 휴가를 주었으면 좋겠다.”

  “신문이나 잡지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제 9장 장고봉 사건과 일본인 포로의 인생" 에서 발췌

나루사와 후타오 - 1938년 8월 장고봉 전투에서 소련군의 포로가 되어 8년간 복역후 1947년 부터 시베리아 국영 농장에서 일하다 1955년 일본으로 귀환


나루사와가 마이즈루에 도착한 것은 1955년 4월 18일 이른 아침이었다. 실로 17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나루사와의 나이 이미 38세였다. 마이즈루에는 어머니와 친척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후생성에서 귀국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3만6000엔이 마루사와의 손에 쥐여졌다. 이렇게 받아도 괜찮을까 생각했다. 금전 감각이 마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루사와가 마을로 돌아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후생성에서 연락이 왔다. 1941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전사자로 취급해 어머니에게 공무부조금을 지불해왔으니 즉시 전액을 반환하라는 것이었다. 그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어머니는 나루사와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나루사와의 아우는 뉴기니전선에서 전사했다. 그 유족 연금이 일방적으로 중단되었다. 그것으로 어머니가 받은 돈을 갚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노후까지 농사일을 하면서 나라에 돈을 갚았다. 꼬박 6년이 걸렸다고 한다.

  나루사와는 일본에서의 생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촌장의 호의로 마을 사무소에 자리를 얻어 38세부터 정년까지 일했다. 시베리아 억류자에게 지급되는 위로금 10만 엔과 정부의 감사장도 전전戰前부터 억류자였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되어 받을 수 없었다.

  장고봉 사건의 불장난에 흥겨워했던 고위 군인들은 전후에도 물가에 연동시켜 중견 샐러리맨의 연봉에 해당되는 연금을 받았다. 이나다 같은 사람은 전후에도 목소리를 높여 재군비를 주장했다. 하지만 국가는 일개 하급 병사에 대하여 그 노고를 전혀 보상하지 않았고, 부조금을 박탈하는 짓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쇼와 육군의 전후 처리는 전전의 위계에 준하여 차별받고 있는 것이다.

  쇼와 육군이 저지른 짓을 결산해야 할 국가는 외국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할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아직 충분히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
정말 기분 탓이겠지?

by 질럿 | 2018/08/11 00:13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신라면과 희석식 소주 20180809

얼마전에 육칼라면을 먹어보게 되었다. 2010년대에 계속된 라면 시장의 혁신(?)이 끝이 없다.

꼬꼬면, 짜왕, 진짬뽕, 육칼 등등 말이지. 

https://blog.naver.com/breitner/220947373246

김영준(김바비)님의 블로그 글에 보듯이 "수제품을 모방하는 대량생산품"인 라면의 수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80년대에 나온 농심 라면들에 비해서 확실히 격(class)이 다르다. 한 단계 높다.

... 그런데 왜 나는 이런 격이 높은 라면은 가끔 먹게 되고 예전부터 먹던 신라면과 짜파게티를 먹는 것일까나. 갈비탕이나 김치찌개로 식사할때 (여기서는 구하기 힘든/비싼) 희석식 소주를 한두 모금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는 하는데, 뭔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렸을적부터 익숙해진 느낌을 계속 가져가고 싶은 것이 아닌가 한다.

#다들이렇게아재가되는거지 그래서 나는 "아재스러운"이라는 영어 단어도 새로 만들었다. 'ajestic' 앞으로 어반 딕셔너리에 올라갈때까지 꾸준히 밀 예정!

부탁: 2인칭으로 저를 지칭하실 떄에는 "your ajesty" 3인칭으로는 "his ajesty"라고 해주세요~

by 질럿 | 2018/08/10 01:16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팟캐스트 신과함께에서의 경제발전론 (김두얼 교수님)

요즘 팟캐스트 신과 함께를 재미나게 듣고 있다. 증권, 운용업계의 매니저, 애널리스트 그리고 나아가 학계의 교수를 초빙하여 경제 관련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한국어 팟캐스트 중에는 상위권이라 할만하다.

이번 주말에는 김두얼 교수님이 한국 경제발전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http://cdn.podbbang.com/data1/geesik02/lecture712.mp3

신과 함께를 위시한 좋은 내용의 팟캐스트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활자화 된 아카이브가 존재하지 않아서 나중에 찾아보기 힘들고 참고문헌을 찾기 어렵다는데 있다. (나중에는 컴퓨터가 받아쓰기를 통해서 스크립트를 만들 수 있겠지만...*1) 김두얼 교수님이 말씀하신 내용 중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을 더해서 각종 참고 자료를 여기에 활자화 해본다.

1. 로버트 포겔의 미국 철도 건설에 대한 반사실(counter-factual) 연구는 순명대제님의 글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팟캐스트에서는 19세기라고 뭉뚱그려서 이야기 했기 때문에 진행자 분들이 태평양 연안 개발에 대한 반문을 하셨는데 포겔의 연구는 1840년대부터 1890년대 사이, 다시 말해 미국 태평양 연안이 제대로 개발되기 이전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http://sonnet.egloos.com/3833344

이런 "반사실 연구"는 한국 경제 개발사의 끝나지 않을 논쟁인 "박정희 대통령의 한국 경제발전에서의 역할"에도 적용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순명대제님이 화두를 던지며 글을 끝내신다.

2. 1500년의 문명 발전 수준과 2000년의 경제 수준 사이의 상관 관계

연구자 이름이 영어이다보니 팟캐스트에서 듣고 이름을 확인하는데 오래 걸렸다. 바로 Diego Comin, William Easterly이었다. 논문의 제목은 "Was the Wealth of Nations Determined in 1000 bc?"이었고 

http://www.nber.org/papers/w12657

여기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김두얼 교수님과 팟캐스트 진행자 분들은 1500년의 문명 수준과 2000년의 경제 수준의 상관관계가 높다하더라도 1900년과 2000년을 비교하면 한국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두얼 교수님은 이에 더하여 한국의 경우를 예외로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1500년-2000년 상관 관계를 인정하려면 역사가 단선적으로 발전했다는 가정이 있지 않냐는 비판을 하셨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전 부터 많이 고민했었는데, 제대로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의견을 적자면 "1900년~1950년 사이에 경제 수준이 낙후되었던 국가들이 선진국의 원조 등을 통해서 경제 발전을 시작했을 때에 성공 여부는 1500년의 문명 수준이 영향을 준다" 정도이다.


3. 종교와 경제 발전의 관계

내 기억으로는 통일 이전 독일 지역 별로 종교의 차이(개신교와 가톨릭)가 현대 독일에서의 경제 수준의 차이를 가져오는가에 대한 논의가 플래닛 머니의 팟캐스트에 있었던 것 같아서 찾아보다가 다른 자료를 여러개 찾았다. 그 중에 둘을 소개하자면 가디언지의 기사와 인용회수가 높은 논문 하나이다.

https://www.theguardian.com/education/2011/oct/31/economics-religion-research

http://www.davidecantoni.net/pdfs/maxweber_jeea_paper.pdf


*1) 이를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하는 대신에 일반 사람들이 아르바이트로 단순 작업을 수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아마존의 메카닠컬 터크이다.


by 질럿 | 2018/06/24 14:19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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