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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여지가 있는 명령은 항상 오해되기 마련이다. (2010-Feb-15, Mon)

Any order 

that can be misunderstood 

will be misunderstood.


- Von Moltke the Elder

at the outbreak of the Franco-Prussian War



질럿의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위의 인용구는 제가 좋아하는 인용구입니다. 군대에서의 명령 뿐만 아니라 사람들간의 의사 소통은 항상 오해의 여지를 최대한 피해야한다고 봅니다. 초등학교 때에는 무엇이든 중복해서 적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예컨데 2010년 2월 15일이면 '당연히' 월요일이므로 요일을 따로 적는 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중복해서 적는 것이 오해를 피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닳고 나서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항상 적당한 중복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저의 블로그에 있는 글이 오해의 여지가 적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위의 인용구와 같이 함께 오해를 줄여나가며 대화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합니다.

by 질럿 | 2012/12/31 23:59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9)

주식을 사느니 주류를 구매하라!


Tip of the Week (year of 2001)

If you bought $1,000 worth of Nortel stock one year ago, 
it would now be worth $49.

If you bought $1,000 worth of Budweiser 
(the beer, not the stock) one year ago, drank all the beer, 
and traded in the cans for the nickel deposit, 
you would have $79.

My advice to you...start drinking heavily.

Quoted from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by Burton G. Malkiel


2001년에 유행한 조크

1년 전에 1000달러를 주고 산 노르텔 주식은 지금 49달러이다. 1년 전에 버드와이저 캔맥주 1000달러 어치(버드와이저 맥주 주식이 아니라 맥주 자체!)를 샀다면, 맥주를 다 마시고도 빈 캔을 팔아서 79달러를 벌 수 있다. 충고컨데, 맥주를 열심히 마셔라!

- Burton G. Malkiel의 랜덤워크 다운 월스트리트 에서 발췌

2001년에 이른바 '닷컴 버블'이 붕괴한 이후에 나온 유머. 터무니없이 고평가된(거품이 껴서 가격이 높은) 주식을 사느니 맥주를 사서 마시고 남은 캔을 파는게 이익이었다는 이야기...

 이 외에도 맥주를 소재로하는 파이낸스 유머는 많다. 1차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했었기에 월급을 받아 다달이 은행에 저축한 돈 보다, 매달 받은 월급으로 사먹은 맥주의 빈병 값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외에도 짐바브웨의 하이퍼인플레이션 때문에 술집에 가서 맥주를 병째로 시켜서 천천히 마시고 나면, 그 사이 오른 물가 때문에 나중에 남는 빈병값이 처음에 주문한 맥주 값보다 비싸다거나... (물론 이런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술집에서 병맥주를 팔 때에 후불이 아닌 선불을 요구할 것이므로 단순히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도 있다.)

by 질럿 | 2012/03/04 15:20 | 따옴(Quotation) | 트랙백 | 덧글(0)

LA카운티의 지난 달 살인 사건 피해자 수 추정하기

(미국시간) 지난 목요일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에 물리과 동기 친구가 LA카운티(county; 한국의 군 단위에 해당, 미국은 주state-군county-시city 로 행정구역이 나뉜다)에서 지난달(1월? 혹은 12월?)에 있었던 살인사건 피해자 수가 얼마인지 맞춰보라고 했다. 8명이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7명이 물리과 대학원생이고 1명은 동기 중 한명의 여친이었다. 즉, 빅뱅 이론의 상황과 비슷한 경우.

내가한 추정은 다음과 같았다. 일단 LA카운티의 인구는 1천만명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전에 RAND연구소의 LA시 교통문제에대한 보고서를 읽었을 때에 인구가 350만명이라고 했기 때문에 대략 1천만명으로 추정했다. 그 이유는 서울의 경우에는 서울에 1천만명, 수도권에 1천만명이 살아서 대도시와 그 위성도시의 인구 비율이 1:1이지만 LA시는 대도시 치고는 주변 위성도시에 비해서 인구의 비율이 약간 작은 편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350만명의 2배인 700만명으로 추산했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통계지표 중 연간 살인율(살인피해자수를 인구대비로 나타낸것)은 인구10만명당 살인피해자 수로 나타낸다. 따라서 연간 살인율은 10만 명당 1명 정도로 추정해도 될 것 같다. 물론, 살인율이 높은 곳은 연간 10만명당 10명이 넘을 수도 있고 반대로 연간 10만명당 1명이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10만명당 1명으로 추정한 이유는 '보통'의 경우 살인율이 10만명당 1명 단위이기 때문에 통계자체를 10만명 단위로 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내가 추정한 LA카운티에서의 지난달 살인 피해자수는 다음과 같다.

총인구 1천만명 / 10만명 = 100명. 즉 연간 100명의 살인 피해자가 있다고 여겨지고, 따라서 지난달에는 연간 고루 살인사건이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8명~10명 정도 살인 피해자가 나왔을 것이다.

이렇게 답변을 했고, 친구 말로는 지난달의 살인사건 피해자 수는 2명이라고 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감으로 맞춘 것치고는 괜찮은 편이었다. 이제 직접 인터넷 자료를 이용해서 위의 추정을 다시 구현해보고자한다.

1. 영문위키백과에 따르면 2011년의 LA카운티 인구는 980만명이었다. -> LA카운티의 인구는 대략 정확하게 추산

2. Policy Map이라는 웹사이트에 인용된 미 FBI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년의 인구10만명 대비 살인피해자수는 7.09명, 2008년의 경우는 8.16명이다. 즉, 살인율이 대략 10만명에 1명 비율일 것이라는 위의 추정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같은 자리수이다. 다시 말하자면 100만명당 1명이라고 너무 낮게 추산하거나 (1/10), 혹은 1만명당 1명이라고 너무 높게 추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 같은 웹사이트 자료를 보면 699명이 2009년에 LA카운티에서 살해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1달 평균을 내면 60명정도라고 볼 수 있다.

4. 따라서 내 친구가 말한 지난달의 LA카운티 살인 피해자 2명은 2009년 자료에 비추어 볼 때에 약간 적은 수라고 볼 수 있다.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동절기에는 살인사건 등이 감소한다고 하니 이를 고려하면 2009년 통계에서 평균낸 60명의 피해자 수보다 적은 숫자의 피해자가 겨울(12월 혹은 1월)에 있었을 것이므로 친구가 말한 2명과의 괴리가 줄어들기는 하나, 여전히 큰 차이다.

5. 4.번에서와 같은 의문점을 가지고 인터넷으로 좀 더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2011년의 살인사건 피해자수는 199명이었다. 그리고 오늘(2월4일)까지의 살인사건 피해자수는 5명이었다. 즉, 친구가 그저께 말한 2명이라는 수치는 믿을 수 있을만한 수치친듯하다. 2011년의 연간 살인피해자수 199명의 경우에는 12달로 고루 나누면 17명정도이고, 겨울에 살인사건이 적에 일어난다는 것을 감안할 때에 2명이라는 숫자는 통계적으로 있음직하다고 본다.

이상 오랜만에 해본 통계치 추정문제를 마칩니다. 위의 추정과정에 대한 어떤 코멘트도 환영합니다. 일단 통계는 과학이므로 과학밸리로 보냅니다.

by 질럿 | 2012/02/05 07:23 | 생활의 발견 - 인사기획 | 트랙백 | 덧글(0)

위험한 경제학 - 선대인

2010년 연초 이후에 바뻐지면서 책을 많이 읽지 않고, 또 읽어도 독후감을 잘 쓰지 않다가 최근 컴퓨터에게 계산을 시켜놓고 나는 시간 짬짬이 인터넷을 하는 대신 책을 읽으려고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읽은 책이 요즘 '나는 꼽사리다'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선대인의 "위험한 경제학"이다. 길게 적을 수 없으니 요약식으로만 적는다.

1부 부동산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서 주택 미분양 물량이 많다는 것은 부동산(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신호. 다만 정부에서 이를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형국

1990년대 초 한국의 부동산 급등이나 일본의 1980년대~1990년대초 부동산 거품의 경우에 부동산 가격과 소비자 물가지수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음. 상승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소비자 물가를 훨씬 상회하여 상승하다가 하락기에는 결국 소비자 물가 수준으로 떨어진다. 예컨데 일본의 경우 1986년을 기준(=100)으로 할 때에 주택가격은 정점에서 250이었고 소비자 물가는 120정도였지만 2000년대까지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떨어져서 소비자 물가는 120정도이나, 부동산가격은 1986년 가격인 100까지 떨어짐

엘리엇 파동이론을 설명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이 신뢰하지 않음

2부 

부동산 담보대출이 갖고 있는 문제: 주택담보인정비율(Loan to Value; LtV)과 총부채상환비율(Debt to Income; DTI)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 담보대출을 제한하여야하나 최근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런 규제를 풀고 있음

인플레이션이 오면 실물자산의 가격이 급등하므로 부동산의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나 이는 항상 참이 아님. (물론 맞는 경우도 있지만, 이책이 쓰여진 시점인 2009년에는 인플레이션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되려 금리가 인상되어 부동산 가격은 억제될 것임)

경제영역별 인플레이션 종류(201쪽)

1. 실물경제-자본경제

투자 고용 - 생산 판매 - 소비시장: 수요 견인형 인플레이션 최근 투자,고용,생산,판매,가계소비가 위축되는 디플레이션 상황임

2. 실물경제-자산경제

부동산, 원유, 원자재 시장: 원가견인형 인플레이션으로 투기적 버블형. 최근 부동산은 디플레이션, 원유,원자재는 2008년 저점을 찍고 단기 인플레이션

3. 금융경제-자본경제

기업/가계대출 시장으로 과대부채가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거나 신용 경색형 금리 폭등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음. 최근 기업-가계 대출이 위축되어 기업의 자금조달이 힘들어지고 부실채권이 증가한 상황. 신용경색으로 중앙은행(한국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음)

4. 금융경제-자산경제

증권,파생상품,국채,외환,은행간 시장으로 투기적 버블형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형 화폐적 인플레이션이 있음. 최근 버블 붕괴로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 급증하여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재정적 급증에 의한 화폐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되고 있음

3부 정보의 매트릭스

특정인의 발언의 일부만을 따로 보도하여 곡해하는 방법

김중배 (1991년 동아일보 편집국장) "언론은 이제 권력과의 싸움에서 보다 원천적 제약 세력인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왜곡 순환 구조: 기득권 지향적 보도 -> 구매력 있는 독자층 확보 -> 고가의 기업 광고 유치 -> 기득권 지향적 보도; 예: 외국계 명품 브랜드 광고 유치를 위한 고급패션/화장품 기사 작성

부동산 가격의 왜곡: 국민은행(과거 주택은행)의 주택가격지수를 제외하고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없음(1986년부터 자료 보유). 국민은행자료도 '다운 계약'에 의한 매매가를 걸러내기 위해 매매가격이 급락하면 이를 반영하지 않아 주택가격 급락기에는 이 국민은행자료 또한 왜곡될 수 있음


by 질럿 | 2012/02/05 06:18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유학기 - 내가 "잘 못 들었습니다?"라고 하는 이유...

이곳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종종 한국 기업에서 채용설명회를 와서 찾아가거나하는 이유로 정중한 한국말을 구사해야할 때에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말투가 좀 군대식이시네요. 제대한지 상당히 되지 않았어요?"

나는 2005년 1월에 육군 병장으로 전역하고 2006년 8월에 미국으로 건너와 대학원에 진학했다. 전역 후에 1년 반 정도가 지난 후였으니 군대식 말투가 사라질만도 한데 군대식 말투를 쓴다는 말은 전역후 7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종종 듣고는한다. 자평하기로는 한국에서 정중한 한국말을 구사할 기회가 군대에서 밖에 없었고 따로 회사를 다니는 등 사회생활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유일한 경험이었던 군대에서의 경험을 살려서 말을하다보니 군대식 말투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이 문제를 갖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는것 같다. 바로 미국에서 살다보니까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목에 적어둔 "잘 못 들었습니다?"는 군대에서 상급자에게 "네?"라는 식으로 다시 말해 달라고 하면 무례해보이기에 대신 제대로 못들었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다. 이를 영어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이렇다.

"네?"라고 되묻는 것은 "what?" 혹은 "ha...?"와 같이 짤막하게 "뭐?"라고 되묻는것과 같아 보인다. 대신에 조금만 정중하게 말을 하자면  "뭐라고 하셨어요?"에 대응되는 "what did you say?" 또는 "I couldn't hear you well"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격식을 차리자면 (고풍스럽지만 영어 교과서에 나오듯이) "pardon?"이라고 할 수도 있고 혹은 "excuse me"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 "what"을 제외하고는 한국말로 의역하자면 "잘 못들었는데요.", "죄송합니다." 혹은 "다시 말씀해주세요"정도로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요즈음 더더욱 공적인 자리에서 한국말을 할 때에 "잘 못들었습니다?"와 비슷한 표현을 쓰게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보통 한국에서는 "예..?"라는 식으로 못 들었으니 다시 말해달라고 표현을 하는것 같다. 그러면 여기서 과연 한국어는 직역했을 때에 영어보다 표현이 좀 덜 정중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내 생각은 '직역'하면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항상 의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thank you"(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상당히 자주한다. 사소한 것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한국어에서 고맙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미국 사회에 비해서 좀 더 드문 경우라고 본다. 일례로 지난 여름에 한국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에, 홀 서빙하는 아주머니께 밑 반찬을 받고서 "고맙습니다."라고 했더니, 그 아주머니가 카운터쪽을 향해서 "칭찬노트 써주세요"라고 했다. 아마도 손님에게서 고맙습니다는 사례를 받으면 식당 자체적으로 기록해서 보상이 있는 것 같았다. 이 상황에서 깨닳은 것이 있는데, 바로 직역하면 같은 뜻인 "thank you"와 고맙습니다가 사실은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다른 값어치를 같고 있다는 점이 었다. 한국 원화와 미국 달러화의 교환비율이 있듯이, 한국과 미국의 고맙습니다라는 말도 교환 비율이 있는 것 같다.

다시 "잘 못 들었습니다?"라는 표현으로 돌아오자면, 한국에서 "예?"라고 말하면서 다시 말해달라고 하는 것과 미국에서 "what?"이라고 하는 것은 직역하면 같은 뜻이지만 각각의 사회 안에서 갖는 정중한 정도는 조금 다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죄송합니다 못 들었습니다" (혹은 군대식으로 '잘 못 들었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미국 사회의 맥락에서는 보통이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정중한 혹은 자신을 너무 낮추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이러한 한국어와 미국어 사이의 '환율'을 파악해서 한국어를 구사해야겠다. 영어도 못하면서 한국어가 점점 이상해져간다.

by 질럿 | 2011/11/06 14:13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3)

주변 사람들 어록...(2) 올해 초에 일어났던 일..

주변 사람들 어록...(1)에 이어서 한 편 더 써본다. 지난 1월 26일에 미국 콜로라도 주의 아스펜으로 학회를 갔다. 그 곳에서 쉬는 시간에 스키를 타다가 넘어져서 어깨를 다쳤고, 이 때문에 한국에 가서 수술하고 3월 말까지 치료를 하다가 돌아왔다. 그 간 있었던 일을 '어록'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고 싶다.


It's all written in the envelope. 
But we know physicists are not good at reading.
(그 봉투안에 보면 다 적혀 있어요. 물론 물리학자들이 읽기에 서툴다는 것도 압니다.)


지난 1월 22일 엘에이를 출발하여 콜로라도 주의 덴버를 거쳐서 아스펜에 도착했다. 토요일 저녁 부터 학회 개회식과 환영식이 벌어졌고, 맥주를 마시면서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만나고 재미있었다. 학회장은 휴양도시인 아스펜에 자리잡은 아스펜 물리 연구소였다. 학회장 안의 무선인터넷(WiFi)망의 비밀번호를 모르겠어서 그 곳 사무직원에게 물어보자 자상한 미소를 띄우시면서 저렇게 답해주셨다. 처음 등록할 때에 나눠준 봉투에 다 들어있다고. 하지만 일단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알려는 주셨다.

이런 일은 작년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3월 미국물리학회에서도 있었다. 학회장은 아주 큰 컨벤션 센터였고 물리학회 명의의 무선인터넷망이 있었다. 비밀번호를 잘 모르겠었지만 '누군가 옆에 사람'에게 물어봐서 알아냈다. 얼마 뒤 어떤 다른 물리학자가 나에게 무선인터넷망의 비밀번호를 물어봤고, 내가 친절히 답해주었다. 그랬더니 나에게 물어봤던 그 사람은 대체 어떻게 비밀 번호를 알았냐고 했다. 나는.. 옆에 사람에게 물어봤다고 대답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당시에도 우리에게 나눠 준 어느 봉투에 쓰여있었을 것 같다. 물론, 물리학자들은 잘 읽지 않는다.


I know I am very bad at physical activity (yes! My dad said so!) 
But figured out not that bad today...
(아버지 말씀대로 내가 몸치인건 알건만, 그래도 오늘 보니 그리 나쁘지는 않네..)


토요일 저녁에 아스펜에 도착하여 일요일부터 아침/저녁으로 학회 발표가 있고 낮에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당연히 스키를 타기로 결정을하고 스키 복이 없는 나는 일요일 낮에 중고 매장에 가서 스키용품을 장만했다. 그리고는 월요일 낮의 자유시간부터 스키를 탔는데 아스펜 물리연구소에서 '물리학자'들이 단체로 스키 강습을 배울 수 있도록 주선해주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몸치였는데, 이곳에서 다른 물리학자들과 스키 강습을 배워보니 (물론 이전에 2번정도 타봤지만) 다들 너무나도 몸치였다. 그리하여 스스로 감동 받아서 그 날 저녁에 페이스북에 위와 같이 썼었다.


물리학자는 세 명만 모이면 실험이 중요하냐 이론이 중요하냐 놓고 싸우는듯... 
내 앞에서 실험 물리학자 세 명이 그걸 놓고 싸우고 있다...


물리는 자연 과학/공학 중에 거의 유일하게 (요즈음에는 이론화학이라는 분야도 정립되고 있다만) 이론과 실험이 크게 나뉘어있다. 일단 다는 이론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학회장에서 캠브리지에서 온 실험 물리 전공의 대학원생들을 만났다. 첫 날 환영식에서 만나서 맥주마시면서 재미난 이야기도하고(미국애들은 미식축구를 풋볼이라고 부른다고 까면서;;) 스키도 같이 타고, 식사도 같이하곤 했다. 화요일 저녁에 식사를 하고 맥주 마시러 간자리에서 실험 물리하는 친구들이 이론이 실험보다 중요해! 라면서 자기들끼리 논쟁하고 있었다. 흠.. 제대로 이론 물리의 개념을 정립 못한 나로서는 심히 부끄러웠는데, 여튼 물리학과 학생들이 논쟁하기 좋아하는 주제 중에 하나가 바로 이론 대 실험 인듯.


우와! 백두산 보다 높은 곳에서 스키를..


어깨를 다쳤던 수요일에도 스키를 타러 왔다. 스키를 타다보니 내가 스키타는 곳의 해발 고도가 얼마나 되는지 표지판에 쓰여있었는데 계산해보니(단위가 피트=0.3048미터 로 되어있으므로..) 백두산 보다 높은 곳이었다. 그리하여 이런 곳에서 스키를 다 타는구나하면서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곤... 얼마 있다가 넘어져서 어깨를 다쳤다.


Do you mean South Korea? Or US?
(한국? 아님 미국요?)


슬로프에서 내려오다가 마지막 순간에 옆에 엑스게임을 위해 만들어놓은 장해물 가를 지나다가 얼음이 얼었는지 턴하다가 넘어졌다. (역시 알고보니 몸치가 맞았다!) 일어서려는데 왼팔이 너무나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대로 엎드려 있는데 지나가던 다른 스키어들이 괜찮냐면서 물어보고는 안전요원을 불러주었다. 처음 온 안전요원은 구급요원은 아니었고 무전기로 구급요원을 부르고는 내가 정신을 차리고 고통을 잊을 수 있게 이런 저런 다른 이야기를 시켰다. 구급요원이 도착했고 나는 들것-썰매에 실려서 구급차로 갔다. 그곳에서 구급차를 타고 근처의 병원(아스펜은 고급 휴양-스키 도시라서 그런지 정형외과와 피부-미용관련 병원이 아주 많았다.)으로 실려갔다.

구급차 안에서 구급요원이 치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인적사항 등을 물어보면서 혹시 머리에 충격이 갔는지 알아보겠다면서 간단한 질문을 하겠다고 했다. 일단 나는 "내가 말을 빨리 못 해도, 머리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라 영어를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 참조해달라"고 말한 후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Where are you now? (지금 여기가 어디죠?)"

빅뱅 이론의 셸든이었으면 바로 뇌에 충격을 받았다고 진단을 받도록 대답했을 만한 질문! 이것 참, 앰뷸런스 안이라고 해야되나, 지구별이라고 해야되나 고민하다가 최대한 정상인에 가깝게 "콜로라도 주, 아스펜이에요. (Aspen, Colorado)"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 외에도 어려운 질문은 계속되었는데...

"What day is today? (오늘은 무슨날인가요?)"

"Who is the president? (대통령이 누구지요?)"

오늘이 무슨날이긴, 내가 스키타다 넘어진 날이지. 물론 정상인으로 빙의해 "1월 26일 수요일"이라고 대답했다. (물론 앞에 그레고리력으로 2011년이고 미국 산악시간대로 1월 26일이라고 하고 싶었지만 패스했음!) 대통령에 대한 질문은 더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한국의 대통령이 궁금한지 미국의 대통령이 궁금한지 위와 같이 물어본 것이었다. 미국 대통령이 궁금하시다길래 "바락 후세인 오바마"라고 정답을 말했다. 후송된 병원에서 뇌 영상촬영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일단 정상인으로 분류된 듯하다.


I don't know whether my shoulder was out 
because I never get shoulder dislocated...
(어깨가 빠져본적이 없어서 빠졌던 것인지 모르겠는데요.)


스키장에서의 구급요원이 팔에 부목을 대주었고 이를 그대로 차고 정형외과 응급실로 이동했는데 일단 상처부위를 보기 위해서 옷을 벗는데 너무 힘들었다. 팔이 아파서 말이지. 일단 엑스레이를 찍어봤는데 팔의 뼈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아픈부위는 분명히 팔꿉치 위쪽의 팔인데 말이다! 그러더니 혹시 어깨가 빠지지 않았었냐? 라고 자꾸 물어보았다. 그래서 위와 같이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결국 CT촬영을 해보니 어깨가 많이 다쳤다고 한다. 그리고 그말을 듣자마자 팔 대신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Thanks God! I'm right handed.
(오른손잡이라 다행이에요.)


응급실에서 내 어깨가 어떻게 된것이라는 설명을 듣는데 손짓으로 어깨 관절이 이래저래 되었다고 설명을 해줘도 영어를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통역이 필요했다. 마침 이모부 부부가 모두 미국에서 의사였기 때문에 전화를 드려서 설명을 듣고 나에게 통역을 해주십사하고 부탁을 드렸다. 그런데 두 분다 마취과이신지라 어깨뼈와 관련된 해부학 용어가 가물가물하셔서 이모깨서는 통화를 하시고 이모부께서는 옆에서 해부학책을 찾아보시면서 통화를 하셨다고한다. 덕분에 일단 수술을 꼭해야하니 엘에이 돌아가서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은 한국에 가서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응급실에서 나왔다. 적잖은 짐을 챙기고 옷을 입고 하는데 그나마 오른손잡이인 내가 오른손은 제대로 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병원 직원과 이야기하면서 오른손잡이라 행복해요... 라고 말했었다.


I'm perplexed.
(뭔일인지 모르겠군..)


26일 저녁에 아스펜에서 엘에이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서 또다시 바로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 그길로 집에 들려서 짐을 내려놓고는 어머니와 병원에 가서 간단한 진료를하고 수술을 위해 바로 입원했다. 지도교수에게는 통화가 안되어서 음성 메세지만 남기고서 한국으로 왔고 이메일로 자세한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지도교수가 왜 엘에이에서 수술안하고 한국까지 갔냐고 물어보면서 한 말이다.

수술을 전후해서 한국에서는 어머니가 나를 보살펴주실 수 있었고, 말도 통하고 보험도 잘 적용되고 (미국에도 보험은 있으나 본인 부담금이 얼마나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이점이 많은데 지도교수는 이를 몰라주었다. 미국에 있으면 수술 직후에 밥먹고, 씻고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이지. 어찌되었건 나는 28일 금요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해서 30일에 수수을하고 설 연휴 직전인 2월 1일에 퇴원을 했다. 그 후, 수술한 부위가 아물고 또 재활을 하는 험난한 과정이 남기는 했지만.


이건 오른손으로도 안될 것 같은데요?


수술후 한 달이 지난 2월 28일부터 재활 운동을 시작했다. 부목(sling)을 벗고서 일단 팔을 펴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또 왼팔은 원하는데로 움직이지도 않고 2달이 넘게 지난 지금은 어느정도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왼쪽 어깨를 완전히 돌릴 수는 없다. 한국에서 재활 운동을 할때에는 재활치료사의 지시하에 이런 저런 동작을하는데 종종 성한 오른쪽 어깨/팔로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동작도 있었다. 그래서 위와 같이 말하고 오른쪽으로 해보면.... 놀랍게도 다 되었다! 이런 동작 중 하나는 반사신경을 회복하기 위해서 왼손으로 조그만 공을 들고 있다가 살짝 놔서 떨어지는 공을 쫓아가서 다시 잡는 것! 왼손으로 할때에 잘 안되어서 오른손으로 해보니 아주 잘되었다. 이런... 갈길이 멀다.


Physically, not OK. But physics-wise, it should be OK.
(물리적으로 힘을 쓰지는 못하지만 물리학을 공부하는데는 지장이 없을듯해요.)


3월 23일에 미국으로 돌아왔다. 3월 28일에 새학기가 시작하므로 이에 맞춰서 돌아오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았다. 돌아와서 지도교수를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괜찮냐? (Are you OK)"라는 질문에 저렇게 대답했다. 일단 공부하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하지만 일주일에 2번이상은 재활 치료를 가야하고 하루에도 여러번 틈틈히 재활운동을 해줘야되어서 성가시다.


Rehab is not only tiring and boring but also frustrating... 
I started admiring injured athletics who are coming back to the field...
(재활은 피곤하고 지루할 뿐만아니라 좌절감을 안겨준다. 
재활에 성공하고 재기하는 운동선수들이 존경스럽다.)


4월에 들어서 재활을 지속하면서 든 생각이다. (여기에도 친구와 지인과 친척이 많이 있지만) 부모님과 떨어져서 생활하면서 진척이 더딘 재활을 하려니 쉽지 않았다. 그래도 한 달정도하고 나니 왼쪽 팔을 올리는 것이 거의 다 되어간다. 180도로 올리는 것이 목표인데, 벽잡고는 160도정도 올라가고 없이 그냥 올리는 것도 140도정도는 되니까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7월까지 좀 더 잘 해보아야겠다. (7월은 재활을 시작할 때에 심한 운동을 제외하고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리라고 했던 기한..)

by 질럿 | 2011/05/09 06:32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내가 좋아하는 시..


1 년 전 쯤에 누군가가 본인의 홈페이지에 시를 몇 가지 적어놓았었다. 답글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나에게도 좋은 시 있으면 공유하자고 하였기에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또, 내가 여기에 적을 시가 좀 독특하지만) 적어본다. 따라서 그 '누군가'께서도 이 글을 보시면 답글을 부탁드린다.


죽음


슬퍼하지 않겠다
슬프지 않다
누가 죽어도
슬퍼할 줄 아느냐
슬퍼한 것이
슬플 뿐
쓸데없는 짓이다

슬퍼진다 너야말로
슬퍼하는 나도
빠른가 늦은가의 차이 있을 뿐
결국은 죽으러 왔다

군대가 아닌가
슬픈 눈물 같은 것
흘릴 줄 아느냐

中地淸 작 "無名兵士の詩集" 중에서,
"일본의 군대"(요시다 유타카 저)로부터 재인용

슬픈 감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이 것은 군가는 아니지만 나는 군가를 좋아한다. 내가 군가를 좋아한다고하면 어떤 이들은 내가 단순히 밀리터리 매니아라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이유의 절반일 뿐이다. 내가 군가 중에 좋아하는 것은 위의 시와 같이 감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군가이다. 군가는 모두가 같지 않다. 고향의 향수(정확히는 송창식의 병사의 향수)와 같이 심금을 울리는 가사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쓰고 싶다.

저 시를 처음 봤을 때 일본어에서 번역한 시임에도 불구하고 '시적 화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었다. 죽음과 마주선 사람의 느낌...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시는 노래이다.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이지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이지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이지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이지...

"참호에 갖힌 제1차 세계대전(Eye Deep In Hell)"(존 엘리스 저)로부터 재인용


위는 유튜브에 있는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노래이다. 이 노래 가사 역시 한 편의 시이다. 자조적인 절규. 산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 재작년에 짤막하게 적었던 나의 음악론의 2편을 아직도 못 적고 있는데 이번 포스팅을 기화로 2편을 구상해 보아야겠다.

by 질럿 | 2011/05/07 16:19 | 좋아하는 가사(Lyrics) | 트랙백 | 덧글(0)

영화 대부(The Godfather)와 드라마 마이더스

드라마 마이더스는 SBS에서 방영하는 월화 드라마인데 주식 드라마라고해서 1편부터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 자세한 내용은 엔하위키에 나와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대부(The God Father) 시리즈를 구매하여 1편과 2편을 모두 보았다. 그런데 이 드라마 마이더스에서는 영화 대부에 나온 인용구가 많이 나온다.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은

"I'm going to make him an offer he can't refuse." 
(내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Keep your friends close, but your enemies closer"
(친구는 가까이, 하지만 적은 더 가까이에...)

이 두개의 인용구이다. 여기서 첫 번째 인용구는 극중에서 한국의 헷지펀드 론 아시아의 대표 유인혜(김희애 분)가 후계자 싸움에서 가문의 고문 변호사로 들어온 김도현(장혁 분)을 포섭하려고 할 때에 인용된다. 나름 영어로 대사를 하는데 바로

"I'm going to make you an offer that you can't refuse"

드라마 마이더스에서는 거절할 수 없을 만큼의 좋은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로 쓰인다. 나도 드라마를 처음 볼 때에는 이러한 의미라고 생각했었는데 영화 대부를 보니 여기서 '거절 할 수 없는 제안'이란 거절하면 죽이겠다는 경고장이었다! 이 드라마 마이더스 상에서의 의미도 나름 멋지만, 대부에서 원래 쓰인 의미는 전혀 다른 멋있다기보다는 무서운 의미이다. 

그리고 두 번째 대사는 최국환 변호사가 사법연수생이던 김도현을 스카우트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유인혜에게 설명할때 나온다. 최변호사가하는 말은  김도현이 경제 범죄에 대한 법리 해석을 너무도 명석하게 하기 때문에 적이 되었을 때 위험할 수 있다면서 유인혜에게 "친구는 가까이, 하지만 적은 더 가까이 두라는 말이 있잖아?"라고 한다. 그런데 영화 대부에서 저 대사는 초대 대부인 비토 꼴레오네(Vito Corleone)가 아들 마이클에게 자기 패밀리 내부의 적(배신자)를 찾아내려고 할 때에 한 말로서, 너무 유능한 인물을 적으로 돌리지 말자는 마이더스 극중 최국환의 말과는 조금 다른 의미이다.

요즈음 블로그에 글을 쓴지 오래되어서 한 번 최근에 본 드라마와 영화로 포스팅을 하나 마련했다. 역서 드라마 작가를 비판하려는(속된 말로 까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영화 대부에 대한 나의 해석이 틀렸을 수도 있다.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알려주시기 바란다.

by 질럿 | 2011/04/07 15:06 | 세상의 재미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2010년 내가 추천하는 이글루 TO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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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추천합니다!

by 질럿 | 2010/12/09 09:10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옥수수의 습격을 보고..

최근에 아마씨 선식을 샀다. 안 그래도 아침 마다 선식을 두유에 타서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고는 했는데 얼마전에 한남체인에 갔다가 아마씨 선식이 있기에 산 것이다. 얼마전에 "옥수수의 습격"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거기서 (무언가 어려운) 옥수수에 많은 오메가-6 지방산이 이러한 옥수수를 먹고 자란 동물의 고기, 우유 등에도 오메가-6 지방산이 많은 관계로 이를 먹는 사람의 몸에도 역시 오메가-6 지방산이 축적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오메가-6 지방산이 오메가-3 지방산에 비해 현저하게 많을 경우 신진 대사가 느려지고 하여, 살이 더 잘 찐다기에 오메가-3 지방산을 보충하기 위해 아마씨 선식을 구입한 것이다.

역시나 나 또한 이런 다큐멘터리에 영향을 받는 일개 개인이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옥수수의 습격"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오메가-6 지방산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그다지 '과학적'이 아니다. 우선 건강 뉴스의 기사를 확인해보자. 제일 먼저 의문을 표시하고 싶은 것은 해당 기사와 같이 머리카락의 성분을 탄소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옥수수에서 온 탄소의 비율'을 찾는 다고 하는 부분이다. 탄소의 동위원소는 질량에 따라서 탄소12, 13, 14와 같이 총 3 종류가 있다. 이 중에 탄소12가 일반적인 탄소이고 나머지 탄소13과 탄소14는 자연계에 조금만 존재하고 공기안에 있는 이산화탄소에 포함된 탄소를 보면 탄소12와 탄소14의 비율은 거의 일정하다. 동물/식물이 죽고 나면 탄소14는 탄소12로 바뀌기 때문에, 탄소14의 비율을 측정하면 이들이 죽은지 얼마나 되었는지 추정할 수 있고, 이것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탄소 측정이 옥수수와 무슨 관계일까?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이 그냥 몸에 있는 탄소의 몇 %가 옥수수에서 왔다는 식으로 방송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다큐멘터리의 도입부에서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옥수수 사료를 먹지 않은 동물에서 얻은) 고기, 우유, 버터 등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한 미국인과 프랑스인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옥수수 사료를 먹지 않은 동물의 고기/유제품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식의 ㅈ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과학적인 실험에서 얻어진 주장이 아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반박은 오메가-3 지방산 위주의 고기/유제품을 먹어서 살을 뺏다는 사람들이 과연 실험 이후(오메가-3 지방산 위주 식사 시작 이후) 그 이전에 비해 적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오메가-3 지방산 위주의 식사로 살을 빼는 것을 검증하려면 다음과 같은 2가지 실험이 필요하다고 본다.

1. 실험 대상자를 임의로 2개의 그룹으로 나눈 다음, 첫 번째 그룹은 평소대로 식사를 하게하고 (일일 섭취 열량이 평균적으로 실험 전과 같게 조정) 두 번째 그룹은 오메가-3 지방산 위주의 식사를 하되 섭취 열량은 실험 이전과 같게 유지한다. 즉, 오메가-3 지방산 위주의 식사를 하는 두 번째 그룹은 같은 열량(같은 양)을 섭취하되 오메가-6 지방산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실험에서도 명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흔히 말하는 두 번째 그룹이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고기/유제품을 섭취한다면 이는 마치 '황제 다이어트(단백질 위주로 식사를 해서 몸의 지방을 태우는 것)'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실험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2. 실험 대상자를 임의로 2개의 그룹으로 나눈 다음 같은 양의 고기/유제품으로 식사를 계속하도록한다. 단, 절반은 옥수수 사료를 먹은 동물에서 나온 고기/유제품을, 나머지 절반은 풀을 먹고 자란 동물에서 나온 고기/유제품(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한다.

2번 실험을 통해서 단순히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의 양만 다른 경우의 영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견지에서 다큐멘터리 중간에 나오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기를 먹게하고 피 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확인하는 실험도 비판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처음에는 옥수수를 먹여 키운 소고기를 먹게하고 몇 달이 지난 후에는 옥수수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식물을 먹여 키운 소고기(이 소고기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음)를 먹에 한다. 각각 고기 파티가 끝나고서 피검사를 한 후, 두 경우를 비교하는데 이는 실험으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두 실험 사이에 3달인가 하는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제대로 하자면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3. 먼저 옥수수를 먹여키운 오메가-6 지방산이 많은 소고기를 먹고 피 검사를 해서 기록해둔다. 다큐멘터리데로 3 개월 후에,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고기가 준비되면, 처음 실험에 참여했던 학생을 임의로 2 그룹으로 나눈다음 기존의 소고기(오메가-6 지방산이 많음)와 새 소고기(오메가-3 지방산이 많음)를 각각 먹게 한다. 그러면 이 두 개의 그룹의 피 검사를 3 개월 전의 피 검사와 비교하면 정말로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고기를 먹었을 때에 몸에 좋은지 알 수 있다.

이 소고기 먹고 피 검사를 하는 실험은 어느 대학교 교수가 한 것인데, 명색이 교수인데 실험을 엉성하게 (대조군 없이) 했다는 것에 실망했다.

이런 다큐멘터리는 보통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이번 다큐멘터리와 같이 제목도 자극적이고, ("습격"하다지 않나..) 성우도 목소리 좋기로 유명한 연예인인 경우에는 더더욱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큰 영향력이 있는 매체를 다루는 사람은 좀 더 공정하고 과학적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특히나 지상파 방송이라면, 지상파 방송 주파수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강조하고 싶다.

by 질럿 | 2010/10/31 13:47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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