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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여지가 있는 명령은 항상 오해되기 마련이다. (2010-Feb-15, Mon)

Any order 

that can be misunderstood 

will be misunderstood.


- Von Moltke the Elder

at the outbreak of the Franco-Prussian War



질럿의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위의 인용구는 제가 좋아하는 인용구입니다. 군대에서의 명령 뿐만 아니라 사람들간의 의사 소통은 항상 오해의 여지를 최대한 피해야한다고 봅니다. 초등학교 때에는 무엇이든 중복해서 적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예컨데 2010년 2월 15일이면 '당연히' 월요일이므로 요일을 따로 적는 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중복해서 적는 것이 오해를 피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닳고 나서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항상 적당한 중복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저의 블로그에 있는 글이 오해의 여지가 적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위의 인용구와 같이 함께 오해를 줄여나가며 대화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합니다.

by 질럿 | 2022/12/31 14:35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2)

다이어트를 위해 치킨 열량(칼로리)을 계산하다가 고민에 빠진 說

11년 전 블로그에 내가 무심코 먹던 끼니가 의외로 열량이 높아서 체중 감량에 심히 방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포스팅을 한 바 있다.

정말 다이어트는 평생해야하는 것인지, 11년이 지난 지금도 체중 감량을 위해서 탄수화물을 좀 더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나주곰탕 식당에 가서 특곰탕을 먹었는데, 쌀밥을 반 이하만 먹다보니 허해서, 다음에는 특곰탕에 고기추가를 해주거나 혹은 수육 중간크기(3만원)를 절반만 팔 수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물론, 식당 주인이 계시는게 아니라 홀 서빙 직원께서는 안된다고 하셨지만 체인점이 아니라서 그런지 사장님께 제안을 전해드리겠다고 메모는 하셨다.


또 다른 음식 중에 단백질이 많이 들어갔으면서 열량이 너무 높지 않은 것을 찾으려고 음식의 열량을 계산하다가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한국인의 소울푸드 치킨(튀김닭)의 열량은 얼마인가 하는 것이다. 하루는 저녁식사를 치킨으로 단백질을 보충해볼까했다.

요즘(이라기 보다는 2년사이) 한국KFC에 새로 나온 켄터키바비큐통다리구이 두 조각을 먹기로 했다. 일단 100g 기준으로 오리지널치킨의 열량은 270칼로리, 켄터키바비큐통다리구이는 140칼로리라고 영양표에 나와있었다. 이런 치킨의 영양성분/열량에 대해 몇 가지 의문점이 있어서 여러군데 찾아보게 되었다.

1)과연 100g은 뼈를 포함한 무게(질량)인가 제외한 무게인가?
2)영양표는100g당 열량인 것은 알겠는데 대체 다리구이 한 조각은 몇 g일까?
3)그러면 이 100g은 조리전 무게인가 조리후 무게인가? 조리중에 수분이 날라가니까 무게가 줄어들 것이므로 궁금했다.

첫 번째 질문은 자세히 살펴보니 “가식부”라고 써있는 것을 보니 먹을 수 있는 부위, 즉 뼈를 제외하고 100g 당 열량인 것 같다. 두 번째 질문과 세 번째 질문을 동시에 해결한 블로그가 있었다.  블로그를 보면 통다리구이의 무게는 뼈를 제외하고 130g 정도 되고, 이는 조리후 무게인 것 같다. 덕분에 궁금증은 풀렸으나, 이런 정보는 KFC측에서 제대로 적어놓아야하는 것 아닐까한다.

교촌치킨의 경우에는 조리전 중량이 700g이라고 표시되고 100g 당 열량이 표시된다. 이에 열량 역시 조리전 중량 기준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뼈 무게가 따로 없는 교촌신화순살의 경우 100g 당 397칼로리인데 조리전 무게를 기준으로 하니까 상당한 칼로리 “밀도”이다. 1인분 전체의 열량은 2800칼로리에 육박한다. 문제는 교촌오리지날의 경우 100g 당 346칼로리에 조리전 중량이 920g이라고 표시되어있으므로, 뼈를 포함한 무게인 것 같은데 가식부 중량을 알려주지 않으니 1인분 전체의 열량이 3200칼로리 정도인 건지, 아니면 뼈를 제외한 중량이 700g이라고 가정하고 2400칼로리 정도로 봐도 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교촌신화순살 영양표 >

교촌오리지날 영양표 >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열량 정보 표기를 정확히 했으면 한다. 필요한 정보는 조리전 무게이건 조리후 무게이건 상관 없이, “먹을 수 있는 부위” 기준으로: 100g당 열량과 1인분(serving size)가 몇 g인지를 알려주어야 열량을 고려해가며 취식할 수 있을 것 같다.

by 질럿 | 2021/10/14 00:41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섬유 공업으로 바라 본 산업화와 국제화 - <면화의 제국>과 <티셔츠 경제학>

<면화의 제국 (자본주의의 새로운 역사) > 그리고 <티셔츠 경제학>는 공장식 대량생산과 자본주의 국제분업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역작입니다.

<면화의 제국>은 목화에서 목화솜(면화)을 뽑아내고 다시국제무역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실을 잣고(방적), 천을 짜서(방직), 의류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통사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최초 영국에서 산업 혁명이 일어날 때부터 시작하여 현대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했었던 어려운 점들(병목)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혁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목화솜을 뽑아내는 속도를 향상시킨 휘트니 조면기, 이제 목화솜이 충분해지자 실을 빨리 뽑아낼 수 있게 해준 제니 방적기, 뮬 방적기, 그리고 실이 충분해지자 천을 짜는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준 카트라이드 방직기까지… 제가 태어난 1980년대는 이미 한국의 섬유 산업이 사양산업이 되었을 때이므로 “섬유”나 “의류”가 들어가는 공업은 무언가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지만, 200년 전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고, 최첨단 산업이었습니다.

18세기~19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면화 산업을 관찰하면 공업에서의 혁신이란 무엇이고 왜 생겼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생산 공정에서의 병목 현상을 제거하는 것인데, 바로 그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공정에 혁신이 생기면 전체 생산 공정의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이러한 병목 현상 제거를 통한 효율성 향상과정을 면화 산업(섬유 산업) 발전과 함께 습득한 ‘현대인’들은 다른 제품, 산업군의 공장에서도 비슷한 경로를 따라 병목현상을 제거하고 효율성 향상을 도모했고 이런 노력이 쌓여서 엄청난 생산성을 보여주는 20세기~21세기의 공업 시대가 탄생했습니다. 공장에서의 병목 현상 제거에 대한 이야기는 <The Goal더 골 1>을 보시면 잘 나옵니다.

<면화의 제국>은 공장식 산업 발달 역사, 글로벌화 된 전세계 국제무역의 발전을 다루고 있다면 <티셔츠 경제학>은 2000년을 전후한 시점에서 면화 산업을 횡단면(cross-sectional)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남부에서 재배된 목화가 중국의 섬유 공장으로 수출되어 실, 천을 거쳐 티셔츠가 되고, 이를 미국에서 다시 염색하여 판매하면 미국의 소비자가 입다가 낡은 옷을 구세군이나 재활용 센터에 가져가면 이를 다시 수거하여 분류한, 걸레로 만들거나, 섬유를 재활용하거나, 상태가 좋은 것은 빈민층이 많은 나라(탄자니아 등)에 헌 옷을 판매합니다. 현대의 섬유 산업의 전체 공정(싸이클)을 횡단면으로 잘 보여주면서, 혁신의 경로 의존성, 노동 경제학, 국제 분업, 보호 무역과 보조금 지급의 장단점에 대한 경제학도 잘 다루고 있습니다.
보조금 지급/보호 무역의 역효과는 두 가지 중요한 예시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1930년대 초에 목화 값이 급락하였을 때에 미국 연방정부에서 목화 농사 휴경 보조금을 지급하였는데, 이 보조금이 이전 생산량에 비례하여 산정되다 보니까 영세농은 보조금으로 채무 청산과 급한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급급한 반면 대형 농장에서는 보조금으로 트랙터 등 자본재에 투자하여 목화 농사가 재개 된 후에, 영세농과의 생산성 차이를 더욱 크게 벌려서 영세농이 몰락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미국이 섬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수입 쿼터제를 실시했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의류 제품 쿼터가 있었고 이 쿼터를 소진하면서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였다고 합니다. 출처 - 플래닛머니 팟캐스트<김우중과의 대화> 

하지만 이러한 쿼터제는 결국에는 쿼터를 부여 받은 나라들끼리 미국에 수출할 권리를 사고 팔게 되어서 지대 추구(rent-seeking)를 조장했다고 합니다. 2004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섬유 쿼터제가 폐지 된 다음에는 방글라데시의 섬유 산업이 쇠락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중국이 가져갔습니다. 다시 말해 쿼터제는 미국의 섬유 노동자 대신 방글라데시의 섬유노동자를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도 블로그에서 과도한 보호 무역으로 인해 생기는 비효율성은 전에 몇 번 다룬적이 있지요.
보호무역의 폐해를 다룬 포스팅 [1],[2]

지금은 “패션”이라고 하지 않으면 첨단 산업 느낌이 나지 않는 의류/섬유 산업은 어떻게 보면 인류 최초의 기계식 공장 생산품이었고 자본주의와 글로발 국제 무역을 파생시킨 원동력이었습니다. 이에 섬유(면화)로 본 경제사, 그리고 경제학을 공부하기에 좋은 두 책을 한 번에 소개합니다.

by 질럿 | 2021/09/20 23:42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내가 애정하는 페미니즘 도서 - <계획 된 불평등 >

제가 타임라인에서 몇 번 언급한 "직업의 여성화"와 관련된 논의를 처음 배운 책 <계획된 불평등>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첨부된 사진은 1960년대 한국에서 컴퓨터 조작원으로 활동하신 분입니다.
사람 1명의 이미지일 수 있음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도 나왔듯이 영국에서는 컴퓨터가 (미국보다 먼저) 발명되고 사용되었습니다. 예전의 컴퓨터는 OMR카드와 비슷한 천공카드(punch card)로 입력하는 등 수작업을 해야할 부분이 많았지요. 이를 담당한 것이 여성 조작원(operator)었습니다.
당연히 단순 기능공도 있었지만, 직접 프로그래밍을 했던 여성 조작원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따라서 여성 조작원이 승진하여 관리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으며 급여 역시 '비혼 여성이 겨우 생활할만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특정 직군에 여성이 많이 배치되면서 해당 직군에 대한 처우를 열악하게 만들고 업무 자체가 '하찮은 일'로 취급당하는 것을 "여성화"라고 부릅니다.

여성화의 사례는 한국의 은행 창구직(여행원 제도)이나 사무보조직(팀 비서직,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잘 나옵니다)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요. 또, 일본의 경우에는 통번역 업무 전반을 여성이 처리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통번역료도 낮게 책정되고 중요치 않은 일로 치부되는 여성화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컴퓨터 조작원 직군을 여성화하였던 영국은 2차대전이후 50~60년대를 거치면서 컴퓨터 산업 발전을 위해서 직군을 "남성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에 보면, 선임 조작원(여성)들이 후임으로 들어온 '남성'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그 남성들이 승진해서 관리자가 되어 선임 조작원인 여성들을 밑에 두는 일화가 나옵니다. 이렇게 남성/여성을 차별하여 컴퓨터 직군을 운용함으로서 영국의 컴퓨터 산업은 시작은 미국보다 먼저였으나 1960년대 이후 주도권을 되찾지 못 하고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미국에서 교사직군의 여성화 사례가 있습니다. 초중등 교사직군은 전통적으로 고등교육을 이수한 여성이 갖을 수 있는 대표적인 화이트 칼라 직업입니다. 왜냐하면 법조계, 의학, 공학 쪽으로는 19세기~20세기 중반까지의 여성이 진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미국의 초중등 교사는 연봉에 비해서 훨씬 똑똑한 자원이 채웠고, 일종의 여성화가 일어났습니다. 이후, 똑똑한 여성들이 교직 이외의 직업을 갖게 되자, 이미 여성화 되어있던 교사 직군은 경쟁력을 잃어버렸고, 이는 미국 공교육의 붕괴의 원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특정 직업/직군의 여성화는 능력주의에 비하여 비효율적인 인력 활용을 강제하게 되고 전반적으로 사회 전체의 효용을 갉아 먹습니다. 성평등과 페미니즘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고 배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성평등(및 페미니즘)의 이유 중에 하나는 출생신분과 인종에 관계 없는 기회의 부여가 사회를 발전 시켰듯이 성별/성적 지향에 차별 두지 않는 기회의 부여가 사회를 발전 시킬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컴퓨터 조작원 직군과 영국 컴퓨터 산업의 역사를 다룬 책 <계획된 불평등>은 제가 추천할 수 있는 우수한 페미니즘 서적이라고 하겠습니다.

* 페미니즘의 정의 등에 대한 부분은 제가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분들께서 이의를 제기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관련하여 말씀하실때는 인문/사회과학에서 용어의 정의는 학파 나아가 학자(필자)마다 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셔서 자세히 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by 질럿 | 2021/09/17 15:12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아자 가트와 알렉산더 야콥슨의 <민족 - 정치적 종족성과 민족주의, 그 오랜 역사와 깊은 뿌리>

최근에 읽은 아자 가트와 알렉산더 야콥슨의 <민족 - 정치적 종족성과 민족주의, 그 오랜 역사와 깊은 뿌리>에 대한 본격적인 서평을 쓰기 전에 책 추천해주신 아재돌 임명묵 선생께 사의를 표명하고 여기에 재청(?) 추천 드리기 위해, 책의 논지를 요약하고 이와 관련된 제가 다른 곳에서 보고 들은 사례들을 간략하게 적어봅니다.

이 책의 주요 논지는 ‘민족(nation)’이라는 개념은 18세기 이후 근대의 발명품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실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근대에 들어서면서 민족이 ‘재’정의 되었을 수는 있지만 중세 혹은 그 이전에도 ‘같은 민족’이라는 동류 의식하에 다른 민족을 배척하며, 민족 단위로 정치단위(자치령이 되었던 국가가 되었던)를 이룬 사례가 충분히 많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예는 아니지만 조선의 경우 임진왜란 당시에도 지배층(엘리트)에게 수탈당하던 민중(책의 표기를 따르자면 인민)들이 타민족의 침입으로 인식하며 봉기했지 않습니까.

물론 민족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서 특정 지역의 다수 민족(혹은 인족people)이 상대적으로 소수인 민족/인족을 동화시키거나, 비슷한 배경의 민족/인족들이 통합되어 하나의 새로운 민족으로 바뀌거나, 소수 민족을 사멸시키는 사례가 많습니다. 잉글랜드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앵글로색슨족은 이전에 브리튼 섬의 ‘잉글랜드’ 지역에 살던 켈트족을 ‘사멸’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앵글로색슨족은 정확히는 현재의 독일 지역에서 이주한 앵글족, 색슨족, 그리고 주트족이 사실상 통합되어 생겨난 새로운 민족태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민족태의 탄생을 보자면, ‘미국 민족’ 혹은 좁게는 ‘미국 백인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잉글랜드에서 이주한 앵글로색슨족만을 미국인 혹은 미국백인으로 인정하다가 18~19세기를 거치며 켈트계인 스코틀랜드인, 독일계 이민, 아일랜드인이 차례로 미국백인에 포섭/동화 되었고, 20세기에는 이탈리아계 이민과 이디시어를 사용하는 동유럽출신을 중심으로 하는 (백인계)유대인 역시 미국백인으로 통합되어 갔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불한당들의 미국사>를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민족태가 탄생할 때에는 종교 혹은 언어의 통합이 이루어지는데요. 위에서 예로 든 미국백인의 경우에는 ‘영어’로 통합을 이루었습니다. 비슷한 예로 파리 지역의 언어가 국어의 위치에 오른 프랑스의 경우에도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프랑스 북부와 남부의 통합은 중세-근대에 걸쳐서 서서히 일어났고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완전히 통합되며 ‘프랑스 민족’이라는 민족태가 출현했습니다. 좀 더 정확히는 단순히 (남부 프로방스어가 아닌 파리중심의) 프랑스어가 프랑스 민족을 규정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고, 프랑스 혁명 이후의 ‘프랑스적 가치’가 프랑스 민족을 규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합니다. 저는 프랑스의 ‘공화국 정신’에 대해서 피상적인 이해를 하고 있을 적에는 ‘똘레랑스’라는 가치를 내세우는 프랑스가 왜 때문에 이슬람 인구를 강제 동화시키려하고 학교에서 여학생의 차도르 착용을 금지하며, ‘샤를리옙도 사건’을 촉발하도록 타종교를 과하게 풍자하는가에 대해 큰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민족>을 읽으면서 프랑스의 공화국 정신을 따르는 사람을 ‘프랑스 민족’으로 정의하면서 종교가 세속(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프랑스어를 모두가 사용하는 것으로 국가 통합을 이루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책에서는 ‘시민적 민족’이라고 부릅니다.

비슷한 예로는 현재 군부 쿠데타로 문제가 많은 미얀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얀마는 지리/역사적 특성상 여러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중 버마족이 다수를 구성하고 있지만 절대다수는 아닌 관계로 민족들간의 역학 관계가 미얀마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혹은 제국주의 부역자)이자 국부인 아웅산 장군(아웅산 수지의 부친)은 최초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에 연방제를 주창하여 소수민족에게 5년 후 분리독립을 요구할 권한을 주었는데, 암살 당한 이후 총리가 된 ‘우 누’는 불교를 중심으로 미얀마의 민족을 통합하려 했다고 합니다. 버마족 이외의 대부분 민족이 상좌부 불교(소승불교)를 믿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미얀마족’으로 통합하려는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에 제외된 민족은 기독교를 믿는 카렌족과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 족이었습니다. 로힝야 족은 이번 2021년 군부 쿠데타 이전의 미얀마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 대상이 되었던 바로 그 로힝야 족이지요. 이를 보면 미얀마는 (또 다른 시민적 민족이 될 수 있는) 미얀마족을 탄생시키는 데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된 그것은 알기싫다 160a,b와 161b 에피소드를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시민적 민족의 예로는 자지단체(칸톤)별로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총 4개 공용어가 있는 스위스 이야기입니다. 스위스는 언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지만, 중세 합스부르크 왕가에 저항하는 데에서 연원이 된 민족이 아닌가 합니다. 또 중국계, 말레이계, 인디아계(타밀계)로 이루어져 있고 4개의 공용어가 있는 ‘동양의 스위스’ 싱가포르도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사실상 영어로 언어가 통일 되었고 국부 리콴유 총리와 인민행동당(PAP)이 영국 식민지배의 유산(영어 구사능력, 법률 제도와 무역항의 이점 등)에 아시아적 가치를 더해 새로 창조된 싱가포르라는 국가태는 싱가포르 민족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리콴유 총리가 여러 민족들 간의 조화와 번영을 위해 내건 기치가 “Singapore for Singaporean”으로서 싱가포르 사람이라고 스스로가 생각한다면 싱가포르인(싱가포르 민족)이라고 볼 수 있다는 사상이 국가 건립부터 이어져 왔으니까요.

스위스와 싱가포르 외에도 세계 인구 1,2위를 다투는 중국과 인디아(인도) 역시 다언어 국가입니다. 중국은 표준중국어(만다린)를 사용하는 ‘중화민족’이라는 민족태를 만들어서 국가 통합과 번영을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인디아의 경우에는 1개의 공용어를 지정하지 않고 아주 많은 수의 공용어를 인정하며 (다수 언어인) 힌디어 보다는 영어가 사실상의 제1언어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는 다르게 인디아의 경우 개별 민족/인족의 구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 민족단위로 해체된 유고슬라비아나 바스크족,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운동이 있는 스페인과는 다르게 인디아의 경우에는 아주 많은 수의 민족/인족이 존재하여 오히려 균형을 이루며 국가 통합이 유지되어 인디아라는 일종의 ‘초민족태’를 만들어가고 있지 않냐고 합니다.

이상 간단하게(?) 적어 본 <민족>의 서평이었습니다. 제가 빼먹거나 개념을 잘 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의견 개진 부탁드리겠습니다.

by 질럿 | 2021/09/17 15:09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역술인을 위한 변명

지난 2021년 8월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분에 대해서 역술인이 사주를 들고와서 평한 것에 대해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보면 역술인의 발언이 인용된다는 것 자체를 비웃는 반응이 많았었다.
김종인 윤석열 함께 만난 역술인 “尹, 부인 만나 사주가 바뀌었다" [주간조선] 이동훈 기자 입력 2021. 08.29 05:30'의 이미지일 수 있음">


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반응에 대해서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졌는데, 나의 페친 중 한 분의 말씀대로 '역술'쪽도 일종의 종교적 신념이고 따라서 여러 종교를 아우르는 발언으로 봐야하지 않냐는 생각이든다.

한국의 다수 종교인 기독교와 불교 쪽에서는 (특히 기독교 계열에서) 역술을 따로 종교로 취급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기에 역술인의 정치 발언을 단순히 '비웃음'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도교(Taoism)나 유교(Confucianism)을 종교'들' 중 하나로 인정하는 나라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역술-정치 발언을 쉽게 넘길 것은 아니다. 

사람 1명, 문구: '이명박 시장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기독교 집회에서 낭독... 이 시장측 "개인의 종교활동" 04.07.01 23:23 최종 업데이트 02 12:34 조호진/신미회(mindie21) 좋아요 55개 +크게 -작게 무인쇄 원고료로 응원하기 UL줄이기~ ☆스크랩 댓글달기 ilia CTS 서울을 하나님께드리는봉헌서 기독 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하나님께 봉현합니다 -서울 시장 어명박 종로'의 이미지일 수 있음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기독교적 발언 기사1,기사2,기사3)한 일이 있는데, 이는 비판의 대상이었지 비웃음의 대상은 아니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논지에 대해서 혹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서울시장이 하나님께 서울시를 봉헌 할 자격이 있냐는 분제로 비판을 한 것이므로 비판을 받는 것이지 대선 주자에 대한 역술인의 평과 대응 될만한 건이 아니라고 반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서울시를 잠시 운영하기 위해 수권한 것이지 보유한 것이 아니므로.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면 어떨까.
1) 역술인이 본 OOO후보는 왕(대통령)이 될 사주와 관상
2) OOO목사 발언, OOO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하느님의 뜻

여기서의 논지는 위의 두가지 표현이 동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2)번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고 1)번은 좀 더 비웃음의 대상에 가까운 것 같다.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봉헌 발언을 인용한 이유 중에 하나는 봉헌하는 월권 행위에 대한 비난과 함께,봉헌 할 대상이 되는 기독교 신 '하느님'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 - 바로 이 점이 역술과 기독교가 동등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역술은 단순히 웃어 넘길 일인지, 아니면 문화현상으로서 나아가 종교의 일원으로 볼 수 있는지 묻는 다면, 나는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것 같다. 물론 역술 자체의 '과학성'에 대한 옹호는 절대로 아님을 밝히고 싶다. 역술에 대한 문화적 혹은 문명사적 고찰을 잡설로 이어서 풀어가려고 한다. 

by 질럿 | 2021/09/09 00:13 | 트랙백 | 덧글(1)

광복절, 독립기념일, 그리고 국경절 - 세계인은 명절을 여러번 쇤다.

XSFM의 그것은알기싫다 425b편을 들었다. 게스트 스피커인 손이상 선생님의 마무리 발언(58분35초부터)이 참 와닿았다.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해외 오랫동안 나가에 있거나 혹은 기간이 오래 되지 않았더라도 그쪽에 빠르게 적응해서 살고 있게 되면은 그런 경우가 생깁니다.

그 나라에도 속하지 않지만 한국에 돌아왔을 때 한국에도 속하지 않게 되요. 완전 주변인이 되거든요. 네 저도 그런 경험 한 적이있구요. 

근데, 그럴 때에 내가 아무데도 속하지 않는 주변인 이구나 라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이제 세계인이 된 겁니다. 더 큰 세계에 속하는 거죠.

나의 경우 어려서 부터 친척의 절반은 미국에서 디아스포라로 지내고 있었고 (말그대로 어머니를 제외한 외가의 전부) 나도 20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상당기간을 지내다 싱가포르로 옮겨와서 아이도 낳아 기르다 보니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다. 아이는 싱가포르의 유치원을 다니다 보니, 당연히 싱가포르 국경절을 쇤다. 2018년에는 만3세가 되던 해라, 말을 제대로 하지는 못 했지만 2018년 NDP(국경절) 기념노래의 후렴구 "Singapore, Singaporean"을 집에서 시도 때도 없이 따라 불러서, 당시에는 왜 아이가 "싱가포르~ 싱가포르~"하고 되뇌이나하고 의아해 했었다. 2021년의 NDP 기념노래는 아이가 이제 많이 커서 그런지 가사를 제대로 다 외워서 부른다.

사실 위의 팟캐스트를 들은 날은 싱가포르의 국경절(독립기념일)인 2021년 8월 9일이었다. 아이가 싱가포르 생일을 기념하여 케이크를 사야겠다고 해서 케이크를 사서 촛불을 켜고 노래도 불렀다. 이를 보면서 한국 생일(광복절)에도 케이크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다가 돌이켜 보니, 우리 가족은 한국 어린이날(5월5일)과 싱가포르 어린이날(10월 첫번째 금요일)을 다 챙긴다. 국경절도 2개를 챙기면 되지 않을까. (물론, 나는 미국쪽과 연관된 일을 하기 때문에 나에게 제일 중요한 국경절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다. 그 날 쉬니까)

문득, 20년 전 정말 감명깊게 보았던 중2병스러운 영화, 가네시로 가즈키("자이니치"가 아닌 코리안 자패니즈!) 원작의 <Go!>가 떠올랐다. 자이니치(*)임을 썸녀(?)에게 고백하면서 멋쩍은 웃음을 짓고 덧붙인 말이 있다.

"자이니치라서 좋은 점은 올림픽 할 때 응원 할 수 있는 나라가 둘이라는거야"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디아스포라들은 나라의 생일도 2개, 어린이 날도 2개, 기쁨도 2배 아닐까...?!

* 자이니치 - 在日; 일본 재류 외국인을 뜻하지만 뒤에 따로 명사가 안 붙으면 자이니치 칸코쿠진/조센진, 즉 한국계를 의미한다. 재일 중국인은 따로 자이니치 주코쿠진이라고 따로 붙인다.

by 질럿 | 2021/08/31 23:47 | 유학기, 이민기, 그리고 육아기 | 트랙백 | 덧글(0)

OO주의자라는 표현의 무거움

채식주의자를 위한 변명

지난 편에는 신념의 경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신념과 믿음 체계에 대한 '명칭'문제를 다루고 싶다. 물리학자로서의 유물론에 대한 신념(?)보다 내 아이의 건강에 대한 신념이 더 중요하다고 했었는데, 이러한 신념 혹은 믿음 체계를 일괄적으로 "OO주의"라고 번역하면, 논의가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다.

"채식주의자"라는 표현과 "채식인"이라는 표현을 비교해 보면, 채식인은 건강 혹은 종교/윤리관이 바탕이 되어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사람이이라는 뜻이 된다. 단순한 생활습관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채식주의자라고 표현하면, 아무래도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을 죄악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더 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동물성 식품을 죄악시하는 채식인도 있겠지만, 모든 채식인이 주변사람들이 반드시 식물성 식품만 섭취해야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OO주의자"라는 표현은 해당 사안을 너무 무겁게 만든다.

비슷하게 "베이지안(Bayesian)"은 "사전(a priori)확률을 고려하여 조건부 확률을 계산(추정)하는 접근 방법"인데 어떤 한글 번역서에서는 베이지안 통계학자를 "베이즈주의자"라고 번역하면서 뭔가 뜻이 이상해졌다. 단순히 "사전확률을 고려해서 추정하는 통계학자"일 뿐인데 베이즈주의자라는 표현은 어떤 '이즘'을 설파하는 학자(혹은 집단)처럼 들린다. 좀 더 친근한 단어를 예로 들자면 "이기주의자" 역시 공산주의자나 민주주의자처럼 이념에 따라 행동하는 (정치적)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이기적 인간"이라고 풀어쓰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다시 채식인/채식주의자로 돌아가자면, 채식이라는 가치/행동양식을 주변사람들 나아가 전체 사회에 전파하려는 사람들(진정한 의미의 채식주의자들) 역시 "채식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듣는 사람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이즘'을 더 쉽게 전파 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by 질럿 | 2021/08/21 00:33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올림픽 근대5종 경기와 비슷하게 현대5종을 창시하자면...?


근대5종(나무위키,위키백과)은 펜싱, 수영, 승마, 사격, 크로스컨트리 달리기가 조합된 시합으로서, 근대(19세기)에 적진에 스파이로 침입하여 활동하다가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는 거라고 하지요. 이 때문에 수영이나 크로스컨트리로 잠입하고, 중간에 사격과 펜싱으로 교전하며, 나중에 적군의 말을 탈취해서 기마로 탈출하는 과정을 다루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근대5종이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김에, 일명 "현대 5종(Contemporary Pentathlon)"을 창시하면 어떤 종목이 들어가면 어울릴 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해본 종목은 다음과 같은데요.

클레이 사격, 지프(레토나 같은거)를 이용한 오프로드 경주, 유격장애물 코스 극복하기, 오리엔티어링(지도상 표시된 지점으로 이동하여 레이저 지시기로 10초동안 조준하기), 크로스컨트리 달리기 정도가 어떨까합니다.

1. 클레이 사격은 스키트 정도로 해서 적의 드론에 대응하는 소부대 대공사격술을 보는 것이구요. 스키트 대신에 실제 드론을 이동 표적으로 하고 레이저 총으로 맞추는 것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5종경기 특성상 점수제 보다는 20회 명중해야지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게하고 시간을 측정하면 되지 않을까합니다. 혹은 이전에 말한 드론 사격 방식을 차용 할 수도 있습니다.

2. 적 정찰 드론을 1단계에서 격퇴했으면 바로 지프를 타고 오프로드를 질주하여 적진에 침투합니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랩 타임을 측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3. 적의 감시가 소홀한 지점까지는 지프로 침투하지만 그 이후에는 지프를 버리고 도보로 침투합니다. 여러 장애물을 극복해야하겠지요. 육군 유격 코스를 그대로 타면서 여러번 시도해도 좋으니까 모든 코스를 극복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외줄타기를 하는데 중간에 떨어져도 다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요.

4. 장애물을 극복하여 적 기지 주변에 침투한 다음에는 고가치 표적에 대한 화력 유도를 합니다. 경기장은 2km x 2km 정도로 한 다음에 지도를 보고 방향을 파악해서 표적 근처에 접근하면 레이저로 표적은 10초동안 조준합니다. 조준이 끝나면 표적으로부터 200미터까지 떨어진 지점으로 40초 이내에 기동해야합니다. 표적에 대한 화력유도는 3번 정도 하면 되지 않을까하네요.

5. 고가치 표적을 모두 파괴한 다음에는 적진으로부터 탈출합니다. 지니고 있는 장비(3단계에서의 하네스 등 안전장비, 4단계에서의 레이저 총, 나침반 등)를 모두 지닌채로 3.2킬로미터를 달려서 아군 영역으로 복귀합니다.
한 번 재미삼아 적어봤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다른 분이 제안 주신 추가 종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레이져 조준과 함께 무전기로 화력유도 능력을 확인하는 통신 시험
- 아군기 접근방향에 따른 항공기 유도 및 폭격 평가 그리고 재공격 결정
- 향후 퇴출시 지원요청

by 질럿 | 2021/08/12 01:44 | 생활의 발견 - 인사기획 | 트랙백 | 덧글(0)

북한의 붕괴와 우리의 대비 - Preparing for the Possibility of a North Korean Collapse

오랜만에 랜드 연구소의 보고서를 완독했다. 마침 한국어로 공식 번역된 버전도 있어서 수월하게 읽었는데, 고민해 볼만한 구절들을 모아봤다.

질병들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악화된 건강 상태 때문만이 아니라 남, 북이 각각 이전에 구축한 면역체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질병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비드19를 겪어보니 저 말이 무섭게 들린다. 남한에서는 사멸된 전염병이 북한에 남아 있다가 들어오면 다들 한바탕 앓고 가지 않을까. 소셜미디어 상(페이스북)에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북한의 경우 기생충 감염과 결핵 감염이 만연하며 이것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이미 북한지역의 말라리아가 남한 전방 군부대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단언 할 수는 없지만, 간단한 감기나 바이러스 감염증 조차도 남북이 왕래 안한지 오래 되어서 다른 방향으로 진화 했을테니 큰 전염병은 아니더라도, 남북교류가 활성화 되면 다들 평소보다 심한(=약간 다르게 진화한 종류의) 감기를 앓고 지나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이에 북한과의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협력이 중요할 것 같다. 대북 지원 문제는 항상 한국 국내 정치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논란이 되는 사안이기는 하지만, 보건의료 분야 지원을 통하여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북한이 오히려 허락하지 않겠지만, 남한쪽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지원하여 직접 접종하면서 북한 주민의 영양/건강 상태를 수집한다거나하면 단순한 퍼주기가 아니라 정보 수집으로 기능하지 않을까.

다른 이야기로는 북한의 비밀경찰/특권층(보위부, 정치장교 등)이 남한-미국에 협력하게 하기 위한 구조를 만드는 방안도 눈에 띄었다.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지고 나서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한국인 인사가 동독 비밀경찰인 슈타지 전임 지도자들과 대화하기 위해 동독 지역을 방문했다. 그의 임무는 독일의 통일을 최종적으로 유도한 지난 1989년 가을에 동독 내에서 진행된 시위들을 왜 슈타지가 진압하지 못 하였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슈타지 지도자들은 대체적으로 2가지 주요 원인들을 언급하였다. 첫 번째 원인은 서독 정부가 수년 간 동독 지도자들에 대한 대사면을 약속해왔으며, 슈타지 지도자들은 서독이 장기간 동안 약속해온 사안인 대사면을 이행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두 번째 원인은 동독 정부 인사들에 대한 서독 정부의 연금 계획 발표였다. 서독 정부의 연금 계획은 슈타지 지도층이 동독 정부로부터 기대하고 있던 연금보다 규모가 컸다. 대다수의 슈타지 고위지도자들은 은퇴가 가까워지고 있었으므로, 후한 연금과 대사면으로 본인들이 동독 정부 하에서 보다 통일 독일 하에서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므로 슈타지 원로들은 동독 내 시위들을 진압하는 데에 미온적이었다.

순명대제님이 언급하셨듯이, 유화책을 강경책(북한 특권층의 비인도적 범죄에 대한 처벌의지)과 함께 쓸 때에 통제가 더 쉬워질 것 같다

대저 큰 몽둥이를 들되 말은 부드럽게 하여야 대성한다 하겠소 
Speak softly and carry a big stick; you will go far.
- 시어도어 루스벨트 -

특히나 북한의 핵 기술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방안 역시 비슷하게 고려되었다. 정말 자본주의와 게임이론이 제대로 결합된 해결책인데, "천리마를 구하기 위해서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을 주고 샀다"(買死馬骨五百金而還)는 전국시대 연나라 곽외의 고사처럼, 남한이나 미국으로 귀순하는 한 두명의 핵 기술자들을 후하게 대접해야하는 것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에 핵 기술과 핵무기가 유출되어 그야말로 전세계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비교적 적은 노력(비용)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핵 실험을 감행할 경우 영변 원자로 및 북한 내 여타 핵 시설에 한국 대학교 연구 시설 및 한국 원자력 발전소 등에서 직장을 권유하는 선전물을 유포하겠다고 위협하고, 해당 선전물에 북한 연구원들이 월남할 경우, 고위 연구원들에게는 예를 들어 50억 원, 중급 연구원들에게는 20억 원의 보상금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 북한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비를 강화하겠지만, 북한 연구원들이 월남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떨쳐낼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연구원들이 월남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북한 연구원들은 한국의 발언으로 인해 본인들이 가치를 보유한 인원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될 것이며, 통일 이후에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대야 말로 이번 장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내용의 골자이다.

안 그래도 최근(2021년)에 통일부 폐지론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통일부는 위에 언급된 국가사업을 진행하고 한국 국민에게 잘 설명하는 일을 해야할 터인데,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보고서에 언급되어있다.

한국 통일부는 이러한 여러 분야에서 계획을 작성하도록 임무가 부여된 담당 부처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대중에게 밝히지 않아 그 효용성이 제 한되고, 남북 주민들이 통일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할 것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남북한 주민 모두 이러한 계획의 세부사항들까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하더라도, 통일 이후 환경에서 이들의 삶이 어떻게 변 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안심하면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 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3장에서 언급되었던 부정적인 결과를 해 소하는데도 의미가 있다. 또 이를 통해 한국과 북한 주민들이 사회, 재정, 정 치 분야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대부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할 필요 도 있다.

한국어로 공식 번역된 덕분에 쉽게 읽을 수 있었던 보고서인데, 정말이지 이 내용은 대북 관련 업무, 외교통상 업무를 하는 공공분야 종사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고민해 봐야할 문제를 많이 제기하고 있다.

by 질럿 | 2021/08/03 21:06 | 랜드 연구소 관련 읽기자료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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