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1일
유학기 - 공부방법론..
약간은 뜬금없이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잠시나마 이야기하고 싶다. 과에서 친한 친구를 꼽으라면 랜디(Landy), 까오위보, 그리고 사토 코지 정도일 것이고, 그외 친구들을 꼽으라면 쳉 시, 이버슨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 중에 쳉 시라는 친구는 북경대학교 출신의 똑똑한 입자물리이론을 지망하는 학생인데, 이 녀석의 공부 방법론은 조금 특이하다.
바로, 한 과목 당 한 권의 책만 보는 것이다. 대학원 양자역학의 경우에는 에이버스(Abers) 교수가 쓴 양자역학 책 한권! 그리고 3권을 갖고 있는 (또는 앞으로 장만할..?) 양자장론 책의 경우에는 3가지 각기 다른 방법으로 경로적분을 설명할 수 있기때문에 각기 한권씩 사는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까오위보에게 들었을때 신선한 충격이었고, 나도 이런 방법을 따르기로 했다. 우선 양자역학책은 나도 에이버스 책과 학부때 사용했던 가시오로비치 책만을 본다. 통계역학책은 패쓰리아(Pathria)가 쓴책을 보고, 확률론 책은 이번학기 들어서는 듀렛(Durrett) 책으로 교재가 바뀌었지만 가을/겨울학기때 사용하였던 아쓰리야(Athreya)책만 보고 있다.
사실 요새 고체물리3 수업에서 원자안의 전자구름과 관련지어서 설명할 수 있는 자성체의 성질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이를 읽으면서 위에서 말한 책들만을 참조한다. 저 책들은 처음 수업을 들을때에 사용하였던 것이기 때문에 대충이나마 전체를 1회독은 하였기에 전체적인 맥락을 알기때문에 일부분만을 참조하더라도 이해하기가 쉽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에는 (학부 1,2,3학년 때) 여러가지 책을 수집하는 것을 낙으로 또 자랑으로 여겨왔는데 이제는 한 가지 책에 정통하여 흔히 말하는 "도통하는" 단계가 되고자 한다. 재미삼아 읽어왔던 "고시" 합격자 수기에도 한 과목당 하나의 읽기자료(text)로 정리하는 이른바 "단권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공부하는 책을 단권화하는 것은 고등학교때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도 했었던 것 같다. 일단 교과서이던, 참고서이던 과목당 많아야 두어권의 책을 주요도서로 상정하여, 다른 곳(참고서/문제집/모의고사문제)에서 알게된 주요내용을 귀퉁이에 옮겨적어서 최종 정리할때에 적은 수의 책을 훑어보며 정리했던 방법과 위에 말한 것이 상통한다고 본다.
여기서 한 마디 더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바로 공부할 때의 집중력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공부할 때에는 쉬지않고 공부할 수가 있었다. 물론 놀때는 많이 놀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도 심심찮게 놀았으니까. 하지만 그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학부과정때는 고등학교때보다는 덜했지만, 집중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 수록, 그러니까 조금 더 심오한 내용을 공부하게 될 수록 왠지 끈임없지 집중해서 무언가를 공부하는게 쉽지가 않다.
변명을 하자면, 심화된 내용을 공부할 때에는 무언가 머리를 더욱더 쥐어짜서 생각하고, 약간의 "창조력"도 필요하기에 나의 머리가 수이 피로해 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요즈음(대학원)의 경우, 그냥 책을 읽어내려갈 때에는 그 나마 집중할 수 있는데 문제를 풀때에는 나름의 "창조과정"이라서 그런지 계속해서 문제를 생각하며 풀어나갈 수 없다. 실제로 수학(확률과정론) 한 문제를 푸는데 몇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다반사인데, 그 와중에 조금씩 인터넷을 하거나 딴 짓을 하게 된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어떻게 줄일 수 있는 것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대학원생의 상은 직장인처럼 공부와 여가를 구분하는 것이다. 예전 학부 저학년때에 반 선배이자 대학원 생이었던 동직이형이 말했던 "학생은 공부를 쉴 수가 없다. 자는 것도 공부하는 것이다."라고 했었는데 어느정도 동의한다. 일(공부)과 여가를 구분하지 못하겠다. 바로 직장생활에서의 일과 대학원/연구기관에서의 일이 다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나는 나름대로, 군 생활할 때에 회계일을 하였었기 때문에 사무보는 일에 대한 경험이 있다. 만약 내가 회계일을 지금한다면, 일요일 하루종일 제대로 쉬는 것도 아니며 동시에 상당히 집중하여 일(공부)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적어도 회계와 같은 일은 집중해서 끝내고 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부는 다른 것 같다. 그럼에도, 이를 구분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최대한 노력해야겠다.
# by | 2008/04/21 15:55 | 유학기, 이민기, 그리고 육아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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