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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기술 - 거짓 에피소드를 인용하는 사기

오랜만에 사기의 기술을 이어서 집필해보고자 한다. 예전에 아인슈타인이 무신론자와 토론해서 굴복 시켰다는 뉘앙스를 주는 가짜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이와 같이 거짓 일화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사기의 기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가짜 일화의 소재로 빈번히 사용되는 이는 바로 박정희일 것이다.(*주1) 주요 내용은 박정희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 분골쇄신 노력한 위대한 지도자라는 주장이다.

이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다. 그 하나는 (영광스럽게도..) 본인이 군복무했던 52보병사단 사단장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 교장으로 있던 김충배 장군이 << 어느 육사 교장의 편지 >>라는 제목으로 쓴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약간 편향되었을 수는 있으나) 자세한 내용은 위키백과를 참조하면 된다. 김충배 장군의 '편지'를 동영상으로 편집한 것은 이 곳에서, 원문은 지만원의 시스템 클럽에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비판 글은 들풀님의 블로그오마이뉴스의 기사에서 볼 수 있다. << 어느 육사 교장의 편지 >> 원문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주2)  하지만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박정희와 관련된 거짓 일화이다. 미국의 케네디 정부가 박정희 정권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둥, 박정희의 독일 국회에서의 명연설로 차관을 빌려왔다는 둥...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일화가 거짓이라는 것이다! 이 거짓 일화들은 단순히 박정희를 우상화 하기 위함일 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2009년 경)에는 박정히가 M-16 자동소총을 도입할 때에 미국 무기제조사의 뇌물을 거절하고 그 만큼의 현물(소총)로 달라고 했다면서 박정희의 이른바 '애국심'을 찬양한다. 이러한 일화가 왜 거짓인지는 내가 가는 웹사이트 중 대표적인 '보수' 사이트인 유용원의 군사세계에서 잘 소개되어 있다. 짤막히 적자면 M-16은 미국이 군사 원조로 한국군에 보급한 것이므로 구입 주체는 박정희가 아닐 뿐더러, 이렇게 '뇌물(리베이트)'을 주려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거짓 일화들은 왜 탄생하고 퍼져나가는 것일까? 나는 이를 마치 전제 왕정 시대 때에 왕에 대한 일화를 퍼뜨리는 용비어천가와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다. 특정 집단(정치, 종교 등등)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 일화를 퍼뜨려서 반대파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자신들의 이데올로기, 종교 등을 파급 시키려는 것이다. 다시금 아인슈타인의 가짜 일화의 경우로 돌아가 보자. 아인슈타인은 범신론자였다. 그가 평소에 언급한 신(God)은 기독교의 신 야훼가 아니었다.(*주3) 그러므로 아인슈타인의 가짜 일화에 나오는 문답은 정말이지 있을 수 없었던 일이다. 단지 기독교 신자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위해서 지어낸 것일 뿐. 사실 거짓 에피소드를 인용하는 것은 거짓 권위에 기대는 사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다루도록 할 것이다.

*주1: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여야하는지는 애매하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한다. 본 블로거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고 제대로 인정하는 이들은 이승만, 윤보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뿐이다. 개인적으로 이명박의 정치적인 행보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민주공화국에서의 대통령이라함은 공정한 선거에 의해 선출된 국가 원수라는 관점에서 이명박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임은 확실하다. 반면에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의 경우에는 민주적인 절차가 아닌 군사반란에 의해 집권했기 때문에 대통령이라고 불러되 될는지 의문이 든다. (차라리 왕이라고 부르라고 한다면 왕이라고 부르겠다.)

*주2: <<어느 육사 교장의 편지 >> 원문에서는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한 기성세대(2000년대 초반 당시 50~60대)의 노고를 잊지 말자, 그들은 단순한 수구 세력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비판하는 것은 전태일과 같이 공장에서 고생하던 노동 계층이 아니라 열악한 노동조건을 제시하고 제대로된 금전적 보상을 도외시하며 그 덕분에 재벌로 성장한 재벌이지, 노동자 자체가 아니다.

*주3: 이는 '신(God)'과 같이 여러 의미가 있는 단어의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사기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나중에 다루도록 하겠다. 아인슈타인이 했던 신에 관련된 말은 양자역학의 확률론적인 특성에 회의를 나타내면서 한 말이 있다. "God does not play dice with the Universe."

by 질럿 | 2010/02/12 08:54 | 사기의 기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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