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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기 - 마지막까지 모국어가 쓰이는 곳은?

< 유학기 >라는 분류로 시작했던 해외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대학원도 졸업했고 하니 이제는 < 이민기 >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이제 영어권 국가(미국 캘리포니아, 미국 코넷티컷, 싱가포르)에서 지낸지 13년이 넘었다! 그러다보니 이제 나름 영어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영어가 아무리 익숙해져도 숫자를 다룰 때는 항상 헷갈린다. 특히 암산을 할 때에는 한국말로 진행을 해야한다. 물론 영어화자가 있는 곳에서는 혼자 조용이 한국말로 셈하기는 하지만, 여튼 주변에 영어를 아주 잘하는 '외국인'들도 전화 번호를 셈하거나 암산 할 때에는 결국 모국어를 쓰는 것 같다. 이는 전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지난 주말 아이와 산수책을 같이 보면서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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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에 같이 했던 Singapore Math를 했어요. 해보니까 주영이가 더하기랑 빼기는 어느정도 잘 해요. 다만 10-( )-30-40-( )-60 이런식으로 있는 빈칸 채우기는 10 다음에 11을 쓰려고 해요. 사실 10단위로 숫자를 키워가면서 세는 것은 아직 어려울 것 같아요. 또 재미있는 것이 주영이는 셈을 영어로 하고 아빠는 한국어로 하다보니까 수식을 보면 아빠는 '다섯에서 둘을 지우면 몇개가 남아?'라는 식으로 한국어로 말하게 되는데 주영이는 숫자랑 셈은 한국어로 말하면 잘 못 알아들어요. 그래서 이부분은 영어로 이야기해줘야해요. 'We have five. Delete two. How many do we have?'이런식으로 말이지요. 아빠가 볼때 영어를 아주 잘하는 외국인들이 전화번호 말할 때나 숫자 셈할때는 잘 못하고 모국어로 해야하는 경우가 있어요. 다중언어 구사하는 사람들도 모국어를 꼽자면 셈을 할 때 쓰는 언어가 아닐까해요.

- 육아일기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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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초중등교육을 받고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편한 점은 (영어권 출신이라하더라도) 바로 단위계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미터법을 쓰고 미국은 야드법을 쓴다. 길이 뿐만 아니라 질량/무게와 온도 역시 다른 단위를 쓰다보니 많이 헷갈린다. 나의 경우에는 물리 전공인 관계로 일상생활에 쓰이는 단위계의 변환은 매우 능숙하다. 하지만, 내가 야드법을 이야기할 때에도 결국 미터법으로 생각한 다음에 변환하게 된다. 비유컨데 나는 미터법의 원어민인 것이다. 대학원 때 동기들하고 샐러드를 잔뜩 담아서 연구실로 돌아가는 길에 상당히 무겁다면서 2.2파운드는 족히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때 동기 친구는 어떻게 소수점 단위까지(0.2파운드) 무게를 가늠하면서 놀라워 했다. 이에 나는 그냥 1킬로그램 정도 되는 것 같아서 변환한 것이라고 답했다. 아마 파운드의 원어민인 그 친구는 그냥 2파운드는 되겠는걸이라고 했을 것이다.

by 질럿 | 2019/10/30 01:17 | 유학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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