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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 임홍택

드디어 화제작 <90년생이 온다> 를 읽었다. 1독을 권 할 만한 책이다. 특히 나 같은 아재에게는 말이다. 새로운 시대 조류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괜찮게 쓴 책이다. 블로그라고할 수 있는 브런치(http://brunch.co.kr/)의 포스팅을 시작해서 단행본 책으로 간행했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논픽션 계열로 읽어 볼만한 책들이 브런치 프로젝트로 종종 나오는 것 같다.



이 책의 서술 방식 혹은 사고 체계에 대해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류의 변화를 90년대 생이 성인이 되면서 해당 인구집단(cohort)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해석하려는 경향이 심하다는 것이다. 물론90년대 생이라는 새로운 인구집단이 하늘 아래 새롭게 행동하면서 만들어내는 조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밀레니얼 세대혹은 90년대 생의 특징이라고 쉽게 칭하는 것들이 알고 보면 그냥젊은이들의 특징일 수 있겠다. 회식, 야근에 대한 부정적 의견만 보아도 멀리 갈 것 없이, 90년대 생 사원들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을 70년대 생들이이른바 ‘X세대로 주목받았을 때도 나왔던 서사이다. 좀 더 나아가서 이야기하자면 개인주의 성향’,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 ‘자기계발’, ‘한 템포 빠른 반응’, ‘줄임말 쓰기이 모든 것이 90년대 중/후반에도언급되었던 것 같다. 회식 거부, 불필요한 야근 거부(개인주의), 배낭 여향(경험중시), 출근전/퇴근후 영어회화 수강(자기계발), 변진섭의 희망사항같은 유행가의 이른바 냄비 인기(한 템포 빠른 반응). 그리고 지인 한 분은 틱톡을 언급하면서 ‘90년대 생들은  무엇이든 날 것 그대로 받아드린다라고 했었지만90년대 생이 아니라 90년대에도 젊은이들은 (70년대 생들) 날 것 그대로 받아드렸었다. , 지금의 기성세대(70년대생과 80년대 초중반 생)들이 종종 생각하는 90년대 생들은 다른 인종이라며 놀라는 특징 중 많은 부분은 그들이 젊었을 때도 보여줬던, 즉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특징일 수 있다.


 

이렇게 젊은이들의 특징을 90년대 생만의 특징으로 치환하는 경우말고도, 모든 세대가, 즉 사회 전체가 변화하였는데 이를90년대 생이 만들어낸 변화로 치부하는 경우도 눈에 돋보인다. 이책은 호갱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용산전자상가, 매일유업의 쇠퇴에 대해서 90년대 생들이 이룬 것이라는 논조를 보인다. 이게 90년대 생들이 성인이 되는 시점에 벌어진 일인지 90년대 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룬 일인지는 검증하기 어렵다. 물론 저자가90년대 생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호갱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70/80년대 생들은호갱이 되는 것을 그냥 받아들일까? 90년대 생들의 참전이없었으면 꼰대(나 포함)들은 호갱으로 살았을까? 용산전자상가의몰락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2001-2002년에 다나와라는 가격비교 웹사이트가 나오면서 각종 컴퓨터 부품과 전자제품을 구매하는데 좀 더 공정가격(fair price)을 주고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치면 90년대 생들이 이전에 80년대 생들이 와서다나와가 흥한 것일까? 그냥인터넷을 통한 가격 비교가 기술적(인프라 측면에서) 가능해진시점이 2001년 경이었을 뿐이다. 비슷하게 호갱되지 않기 위해 해외직구를 하는 등의 변화는 90년대 생이 쟁취한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결제 가능한 신용카드의 보급, 아마존과알리바바, 구글 등 해외 인터넷 쇼핑몰의 발흥에 따른 것이다.


 

이 책은 90년대 생들의 특징과 관심사를 잘 설명해 주었다. 설혹 그 특징과 관심사가 90년대 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보편적인 젊은이들(20대 때의 70년대 생 등)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90년대 생들과 매일 교류해야 하는아재(please call me ‘your ajesty’!)인 내가 한 번 되새겨 봐야만 사실이라는점은 변함이 없다. 다만, 90년대 생의 특수성만을 논할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사회초년생/젊은이에 해당하는 (가변적인) 세대가보여주는 보편적 특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고, 새로운 세대가 세상을 바꾼다는 메시아적 관점 보다는세상이 바뀌어 가는 와중에 새로운 세대가 영향을 주고, 또 다시 영향을 받는 다는 상보적 관점이 좀더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닐까 한다.


*추가: 페이스북에서 댓글을 주고 받다가 다시 정리한 요약


이 책 <90년생이 온다>의 작가가 느끼고 있는 '90년생의 다른 점'은 다음 3가지 요소(factor)로 나누어 생각 할 수 있다.


첫 번 째는 "신인류 팩터"로 90년대 생들만의 특질이 있을 것이다. 작가는 본인이 느끼는 모든 다른 점을 신인류 팩터로 치환했다. 


두 번 째는 "세대가 아닌 연령 팩터"로서 실제로는 90년대 생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20대는 항상 40대와 달랐고, 이러한 연령차(세대차가 아님)으로 인한 차이점 또한 '90년생의 다른 점'에 포괄 될 수 있다. 이는 90년대 생만의 다른 점이 아니라 20대의 다른 점으로서 좀 더 보편적 특성을 갖는다. 돌이 안 된 아이가 기어다닌다고 해서 요즘의 신인류는 직립보행을 하지 않는다고 놀랄 수 없다. 왜냐하면 1년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 아이들은 걷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20대(90년대 생)이 40대가 되면 지금의 40대와 비슷한 점이 많아질 것이다.


세 번 째는 "사회 변화 팩터"로 90년대 생만 변한게 아니라 사회가 다 같이 변한 점이다. 40대가 본인들 20대때 사회와 지금 사회의 차이를 90년대 생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지금의 40대가 중고등학교 때에는 삐삐(무선호출기)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반면에 90년대 생들은 중고등학교 때 삐삐 대신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신인류여서가 아니라 사회가 전반적으로 휴대전화 사용하는 쪽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물론 중고등학교 때 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점이 90년대 생들만의 특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위의 "신인류 팩터"로 귀결되지만 '90년생의 다른 점'은 "신인류 팩터"로만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by 질럿 | 2020/02/26 00:42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핑백(2)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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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가 끝나고 며칠 사이에 2번에 나누어서 페이스북에 포스팅으로 올려서 댓글 등으로 피드백을 받았고 이를 종합해서 하나의 블로그 글로 쓰는 것이다. 이전의 &lt;90년생이 온다&gt; 서평에서도 밝혔듯이 특정 세대는 이렇다는 식의 도식화를 최대한 지양하려고 하지만, 1987년 개헌 이후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지역 투표 대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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