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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를 다항방정식에 비유하는 식상함에 대해서

비유로서 N-차 방정식이라는 표현 좀 적당히 썼으면 좋겠다.

작금의 코비드19사태가 백신이 개발/보급 되면서 내년 즈음에는 조금 진정되어갈 기미가 보인다. 이에 한국의 백신 확보 문제가 붉어졌는데, 백신에 대한 의사 결정 문제를 수학에서의 5차방정식에 비유하는 기사가 있어서 단상을 적어본다.

성백린 백신 실용화 기술개발 사업단장(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은 “백신 선택은 효능과 안전성은 물론 가격, 보관·유통(콜드체인), 공급 가능 시기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하는 5차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인용문을 보면 다섯 종류의 제한 조건이 주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즉, 변수가 5종류일 뿐이지 5차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5차 방정식은 하나의 변수에 대해서도 5차항이 있으면 5차 방정식이다.  아래와 같은 식 말이다. 

x^5 - 2x^4 - 24x^3 = 0

사실 5차 방정식 풀이보다 5-변수 함수에 대한 최적화 문제가 더 어렵다. 이전에 순명대제께서 2011년 아랍의 봄을 해설하는 블로그 포스팅하면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1960년 혹은 1987년)과 절대 비교하는 표현을 하지 않으신다고 했었다. 비유가 진실을 오도하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참, 그리고 "인생은 2차방정식보다도 어렵다. 인생은 수학이 아니다"라는 식상한 표현도 딱히 와닿지 않는다. 2차방정식 풀이는 (수학을 많이 활용하는 나를 제외하고도) 중학교 과정을 제대로 마친이들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다. 그러므로 인생이 2차방정식 풀이보다는 어려운 것이 당연할 뿐이다.

굳이 말하자면 "인생은 3체문제보다 어렵다. 인생은 뉴턴 역학이 아니다"정도의 비유가 적절하지 않을까나.

by 질럿 | 2020/11/20 04:29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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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페이토 at 2020/11/20 08:10
1. 아무리 관용적 표현이라지만 공학 교수까지 저런 표현을 쓰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2. 2차방정식을 어려움의 기준으로 삼는 자라면 인생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교육적(?) 뜻일지도...?
Commented by 과객b at 2020/11/20 11:32
3체 문제는 3체로 한정하면 풀기 어렵겠지만
대충 통계적으로 그런거 정도 퉁칠 수 있으니
이미 달도 갔다 오고 태양계 밖으로 나가는데
Commented by .... at 2020/11/22 06:36
통계로 푸는 게 아니라 수치해석으로 풉니다. 그리고 그런 건 '풀었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수학에 무지하니 저런 비유가 먹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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