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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 기후 위기 시대, 제2의 전기 인프라 혁명이 온다

방금 <그리드>를 완독했다. 역자 중에 페이스북 친구가 2분이나 있고해서, 출간 준비 중이실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책이다. [리디북스][네이버책]

전력을 생산, 송전, 배전, 저장, 소비하는 전체 체계를 일컫는 그리드에 대해서 탄생부터 발전, 성숙 그리고 21세기의 새로운 변화(스마트 그리드)까지 담고 있다. 본격적인 독후감은 뒤로 미루고, 오늘은 책에 나오는 재미난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이름하여 Fun Fact Check  그리드와 직접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몇 가지 재미난 사실이 있다. 호기심이 많은 나로서는 주석을 뒤져가면서 참고 문헌/논문도 확인한 내용이다.

아래 팩트 체크 관련 논문은 공개되어있는 논문들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니, 따로 말씀 하시면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1. 우리가 사용하는 교류전력의 주파수는 사람들에게 배경음처럼 작동한다.

교류는 1초에 N번 흐르는 방향을 교대하가기 때문에 교류라고 불린다. 한국/미국/캐나다/서일본 등은 60헤르츠(1초에 60번)지만, 유럽/영국/싱가포르/동일본은 50헤르츠인 교류를 사용한다.

이에 각국 거주민에게 마음속에 떠오르는(?) 음을 말해보라고 하면 50헤르츠 지역에서는 올림G(G#)을 말하고 60헤르츠 지역에서는 B음을 떠올린다고 한다. 이는 피아노에서 가장 낮은 G#이 51.91309 헤르츠이고 가장 낮은 B음이 61.73541 헤르츠인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유럽 출신인 바흐가 <G선상의 아리아>를 작곡했나 보다(아님)

예전에 블루투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스마트폰에서 카오디오에 케이블을 연결해서 팟캐스트나 음악을 듣고는 했었는데, 스마트폰을 자동차 전원에 연결한 상태로 음악을 들으면 자동차의 회전수(RPM)가 변함에 따라 우주 배경 복사처럼 음악에 섞여 들어오고는 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고음이 나오곤 했었다. 이와 비슷하게 교류 전력이 우리에게 끊임 없이 '들리고' 있나보다.

이에 나처럼 60헤르츠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가(한국, 미국) 성인이 되어서 50헤르츠 지역(싱가포르)으로 이주한 사람은 어떤 배경음을 떠올리게 될지 궁금하다. 화음이려나. 비슷하게, 일본에서 동일본 출신(도쿄)과 서일본 출신(오사카)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난 연구가 될 것 같다.
=> 진실 Truth!

2. 미국에서는 그리드의 과부하 등으로 대정전이 일어나서 하룻밤 이상을 전기 없이 지내게 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내 경우에도 2012년에 허리케인 샌디 때문에 며칠 동안 정전되어서 암흑 속에서 지낸 적 있다. 게다가 미국 증시도 2일 휴장했었고.
마치 밀레니엄 베이비처럼 블랙아웃(대정전) 베이비가 9개월 후에 태어났다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진짜인지 조사를 해보았더니, 1965년 뉴욕 대정전 때문에 나왔던 이야기인데, 대정전이 있고 나면 9개월 후 출생이 증가한다는 설이 돌았었다. 당연히 이와 관련하여 여러 학자들이 연구를 했고 결과는 거짓이었다. 요일, 계절 효과등을 보정하면 출생아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 거짓 False!

3. 요즘은 스마트 그리드([한국전력공사][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한국어위키백과])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소비량을 실시간으로 계측할 수 있는 스마트 미터로 부터 시작된다. 이에 스마트 미터의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하면, 집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당연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전력소비량이 주기적으로 치솟았다가 안정화되는 패턴을 분석하면 어떤 가전제품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좀 더 미세한 패턴까지 읽으면 티비로 어떤 영상을 시청하는지까지도 해석(decoding)이 가능하다고 한다! 전력선을 활용하여 전력 뿐만 아니라, 교류 파동을 조금 변형시켜가면서 인터넷 신호까지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과 1번의 배경음 효과까지 생각하면 스마트 미터의 파형으로 이렇게 많은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놀랍지는 않다.

이에 스마트 미터가 사생활을 침해할 것이라는 걱정이 이해가 간다.
=> 진실 Truth!

4. 20세기 중후반과 달리 요즘은 태양광 등 단독 주택이나 특정 커뮤니티(한국으로 치면 아파트 단지 하나)가 자족적인 그리드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에 궁극적인 독립 그리드는 지구상의 오지에서 작전하는 경우가 많은 미군이 아닐까한다. 미군의 군수 물류의 대부분은 에너지 정확히는 액체연료(석유 연료)가 차지한다고 한다. 이 중 상당수는 전기를 만들기 위한 발전 연료로 사용되는데, 미군에서는 연료 절약을 위해 군인들의 배설물을 발효시켜 나오는 메테인(메탄) 가스를 이용해 발전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배설물을 소각하는 연료, 발전에 사용되는 연료, 나아가 '연료를 옮기는데 사용되는 연료'까지 절약 가능하다고 한다. 연료를 옮기는 수송용 차량도 연료가 있어야하니까 최종 소비지(오지의 미군기지)에서 조금만 연료를 절약(=연료를 생산)할 수 있어도 엄청난 승수효과가 생긴다.
=> 진실 Truth

이상 <그리드>에서 다뤄진 재미난 사실들이다.

by 질럿 | 2021/07/03 20:19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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