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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온라인 서점으로의 전환과 지금의 전자책으로의 전환

나는 전자책을 매우 좋아해서 기본적으로 전자책으로 출간된 것은 무조건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읽는다. 킨들이 대중화되기 전에도 소니 이북리더(PDF용)를 살까 고민했을 정도이다. 나아가 한국에서 전자책이 대중화 되기 이전에는 해외 생활하는지라 어짜피 구하기 힘든 한국어 번역본 종이책 대신 아마존 킨들로 영어 원서를 볼 정도였다. 영어 읽기 속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을 좋아해서 내린 선택이었다.

2014년 이후로 리디북스 전자책을 애용하게 되면서 좋은 책을 전자책으로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나 해외체류자를 위한 '해외신용카드 결제"가 지원되어서 더욱더 좋았다. 몇 년 전부터 페이스북 세계가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소셜미디어 상에서만 아는 사이끼리의 친목 용도로 어느정도 변화해가면서 운좋게도, 좋은 책 쓰시는 작가, 좋은 책 옮기시는 번역가 분들과 페이스북 친구가 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분들께서 신간을 출판하실 때, 전자책과 함께 종이책을 출간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종이책을 출간하고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이 지나서야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종이책을 구하기 어려운 나로서는 전자책이 늦게 출간 되는 것이 조금 아쉬웠고 소셜미디어로 저자/역자분과 이야기해 본 결과 대략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니 몇 가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를 종합하면 결국 기존 종이책 유통망(legacy supply chain)의 문제인 것 같다. 신간에 해당하는 전자책임에도, 어제 산 전자책은 종이책 대비 29% 할인하여 구매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종이책의 소매가에서 30%가량은 종이책 유통망이 가져가는 파이였을 것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대형서점 등 출판사의 매출을 좌우할 수 있는 기존의 종이책 유통망의 파이를 어느정도는 보장해줘야 할 것 같다. 아예 종이책을 없애고 전자책으로만 출판할 것이 아니라면 어느정도 공생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기존의 대형 서점에서 공시하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기반하여 책을 구매한다. 이 때문에 대형 서점에서 판매 순위를 올리는 것이 출판사 입장에서는 단기 마케팅 목표가 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종이책 유통망과의 밀접한 관계가 중요하다. 만약 전자책으로만 출판한다면 대형 서점 베스트 셀러 순위에 오르기 어려워서, '종이책 독자'를 제외하고 순수한 '전자책 독자'만 고려해도 더 적은 전자책이 팔릴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온라인 서점의 안정성, 사용자 편의성 등을 비교해 보면 기존의(legacy) 서점들이 시대에 뒤쳐지는 것이 확연히 보인다.

나만해도 중년인지라 대형 서점이라고 하면 "교보문고"를 최고로 쳤었기 때문에 아직도 온라인에서 검색 할 때는 교보문고를 먼저 들어가보려고 하곤하지만, 교보문고는 온라인 페이지 자체가 불안정해서 잘 열리지 않는다. 해외접속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YES24"와 "알라딘"이 해외에서도 매우 잘 접속된다는 것만 보아도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이 둘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만큼 온라인 판매는 확실히 잘 한다. 하지만, 전자책으로 넘어오면, 교보문고, 알라딘, YES24의 전자책은 모두 다 불편하고, 전자책 서점으로 시작한 "리디북스"를 따라가기 힘들다. 이렇게 교보문고-YES24/알라딘-리디북스를 따라서 비교해 보니 몇 십 년간의 서적 유통망 변화가 보이고, 역시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지, 기존의 강자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겠더라.

물론 아직도 많은 애독가들이 "그래도 책은 종이책이지"라는 말과 함께 종이책을 애용하신다. 나도 어느정도 이에 동의한다. 화보집에 해당하는 책들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봐도 전자책 디자인상 열화되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화보집 정도는 종이책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자책의 비중은 점점 커질 것이다. 20년 전에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산다고 하면, 파본이 있을지도 모르고, 무릇 책이라 함은 서점에서 종이 냄새 맡아보고 사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던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많이 구매한다. 전자책으로의 전환도 이보다는 느릴지 몰라도 결국 이루어 질 것 같다.

by 질럿 | 2021/07/09 11:11 | 좋아하는 책(Bookstory)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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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21/07/09 11:20
전 액정화면 오래 보질 못해서 역시 종이책이 편해요.
Commented by 질럿 at 2021/07/09 23:28
e-ink 기반 리더기는 눈이 안 아퍼서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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