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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붕괴와 우리의 대비 - Preparing for the Possibility of a North Korean Collapse

오랜만에 랜드 연구소의 보고서를 완독했다. 마침 한국어로 공식 번역된 버전도 있어서 수월하게 읽었는데, 고민해 볼만한 구절들을 모아봤다.

질병들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악화된 건강 상태 때문만이 아니라 남, 북이 각각 이전에 구축한 면역체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질병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비드19를 겪어보니 저 말이 무섭게 들린다. 남한에서는 사멸된 전염병이 북한에 남아 있다가 들어오면 다들 한바탕 앓고 가지 않을까. 소셜미디어 상(페이스북)에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북한의 경우 기생충 감염과 결핵 감염이 만연하며 이것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이미 북한지역의 말라리아가 남한 전방 군부대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단언 할 수는 없지만, 간단한 감기나 바이러스 감염증 조차도 남북이 왕래 안한지 오래 되어서 다른 방향으로 진화 했을테니 큰 전염병은 아니더라도, 남북교류가 활성화 되면 다들 평소보다 심한(=약간 다르게 진화한 종류의) 감기를 앓고 지나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이에 북한과의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협력이 중요할 것 같다. 대북 지원 문제는 항상 한국 국내 정치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논란이 되는 사안이기는 하지만, 보건의료 분야 지원을 통하여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북한이 오히려 허락하지 않겠지만, 남한쪽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지원하여 직접 접종하면서 북한 주민의 영양/건강 상태를 수집한다거나하면 단순한 퍼주기가 아니라 정보 수집으로 기능하지 않을까.

다른 이야기로는 북한의 비밀경찰/특권층(보위부, 정치장교 등)이 남한-미국에 협력하게 하기 위한 구조를 만드는 방안도 눈에 띄었다.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지고 나서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한국인 인사가 동독 비밀경찰인 슈타지 전임 지도자들과 대화하기 위해 동독 지역을 방문했다. 그의 임무는 독일의 통일을 최종적으로 유도한 지난 1989년 가을에 동독 내에서 진행된 시위들을 왜 슈타지가 진압하지 못 하였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슈타지 지도자들은 대체적으로 2가지 주요 원인들을 언급하였다. 첫 번째 원인은 서독 정부가 수년 간 동독 지도자들에 대한 대사면을 약속해왔으며, 슈타지 지도자들은 서독이 장기간 동안 약속해온 사안인 대사면을 이행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두 번째 원인은 동독 정부 인사들에 대한 서독 정부의 연금 계획 발표였다. 서독 정부의 연금 계획은 슈타지 지도층이 동독 정부로부터 기대하고 있던 연금보다 규모가 컸다. 대다수의 슈타지 고위지도자들은 은퇴가 가까워지고 있었으므로, 후한 연금과 대사면으로 본인들이 동독 정부 하에서 보다 통일 독일 하에서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므로 슈타지 원로들은 동독 내 시위들을 진압하는 데에 미온적이었다.

순명대제님이 언급하셨듯이, 유화책을 강경책(북한 특권층의 비인도적 범죄에 대한 처벌의지)과 함께 쓸 때에 통제가 더 쉬워질 것 같다

대저 큰 몽둥이를 들되 말은 부드럽게 하여야 대성한다 하겠소 
Speak softly and carry a big stick; you will go far.
- 시어도어 루스벨트 -

특히나 북한의 핵 기술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방안 역시 비슷하게 고려되었다. 정말 자본주의와 게임이론이 제대로 결합된 해결책인데, "천리마를 구하기 위해서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을 주고 샀다"(買死馬骨五百金而還)는 전국시대 연나라 곽외의 고사처럼, 남한이나 미국으로 귀순하는 한 두명의 핵 기술자들을 후하게 대접해야하는 것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에 핵 기술과 핵무기가 유출되어 그야말로 전세계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비교적 적은 노력(비용)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핵 실험을 감행할 경우 영변 원자로 및 북한 내 여타 핵 시설에 한국 대학교 연구 시설 및 한국 원자력 발전소 등에서 직장을 권유하는 선전물을 유포하겠다고 위협하고, 해당 선전물에 북한 연구원들이 월남할 경우, 고위 연구원들에게는 예를 들어 50억 원, 중급 연구원들에게는 20억 원의 보상금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 북한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비를 강화하겠지만, 북한 연구원들이 월남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떨쳐낼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연구원들이 월남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북한 연구원들은 한국의 발언으로 인해 본인들이 가치를 보유한 인원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될 것이며, 통일 이후에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대야 말로 이번 장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내용의 골자이다.

안 그래도 최근(2021년)에 통일부 폐지론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통일부는 위에 언급된 국가사업을 진행하고 한국 국민에게 잘 설명하는 일을 해야할 터인데,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보고서에 언급되어있다.

한국 통일부는 이러한 여러 분야에서 계획을 작성하도록 임무가 부여된 담당 부처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대중에게 밝히지 않아 그 효용성이 제 한되고, 남북 주민들이 통일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할 것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남북한 주민 모두 이러한 계획의 세부사항들까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하더라도, 통일 이후 환경에서 이들의 삶이 어떻게 변 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안심하면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 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3장에서 언급되었던 부정적인 결과를 해 소하는데도 의미가 있다. 또 이를 통해 한국과 북한 주민들이 사회, 재정, 정 치 분야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대부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할 필요 도 있다.

한국어로 공식 번역된 덕분에 쉽게 읽을 수 있었던 보고서인데, 정말이지 이 내용은 대북 관련 업무, 외교통상 업무를 하는 공공분야 종사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고민해 봐야할 문제를 많이 제기하고 있다.

by 질럿 | 2021/08/03 21:06 | 랜드 연구소 관련 읽기자료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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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채널 2nd™ at 2021/08/03 22:40
우덜 남조선이 자꾸 북조선 공화국("공화국")을 잡아 먹는 이야기만 해대니까, 공화국 인민들이 빠짝 쫄아서, 남조선 간나 새끼들이랑은 이빨도 안 섞는다고 하는데.....

이런 '보고서'까지 맹글어 놨으니, 더욱 더 쫄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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