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8월 31일
광복절, 독립기념일, 그리고 국경절 - 세계인은 명절을 여러번 쇤다.
XSFM의 그것은알기싫다 425b편을 들었다. 게스트 스피커인 손이상 선생님의 마무리 발언(58분35초부터)이 참 와닿았다.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해외 오랫동안 나가에 있거나 혹은 기간이 오래 되지 않았더라도 그쪽에 빠르게 적응해서 살고 있게 되면은 그런 경우가 생깁니다.그 나라에도 속하지 않지만 한국에 돌아왔을 때 한국에도 속하지 않게 되요. 완전 주변인이 되거든요. 네 저도 그런 경험 한 적이있구요.근데, 그럴 때에 내가 아무데도 속하지 않는 주변인 이구나 라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이제 세계인이 된 겁니다. 더 큰 세계에 속하는 거죠.
사실 위의 팟캐스트를 들은 날은 싱가포르의 국경절(독립기념일)인 2021년 8월 9일이었다. 아이가 싱가포르 생일을 기념하여 케이크를 사야겠다고 해서 케이크를 사서 촛불을 켜고 노래도 불렀다. 이를 보면서 한국 생일(광복절)에도 케이크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다가 돌이켜 보니, 우리 가족은 한국 어린이날(5월5일)과 싱가포르 어린이날(10월 첫번째 금요일)을 다 챙긴다. 국경절도 2개를 챙기면 되지 않을까. (물론, 나는 미국쪽과 연관된 일을 하기 때문에 나에게 제일 중요한 국경절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다. 그 날 쉬니까)
문득, 20년 전 정말 감명깊게 보았던 중2병스러운 영화, 가네시로 가즈키("자이니치"가 아닌 코리안 자패니즈!) 원작의 <Go!>가 떠올랐다. 자이니치(*)임을 썸녀(?)에게 고백하면서 멋쩍은 웃음을 짓고 덧붙인 말이 있다.
"자이니치라서 좋은 점은 올림픽 할 때 응원 할 수 있는 나라가 둘이라는거야"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디아스포라들은 나라의 생일도 2개, 어린이 날도 2개, 기쁨도 2배 아닐까...?!
* 자이니치 - 在日; 일본 재류 외국인을 뜻하지만 뒤에 따로 명사가 안 붙으면 자이니치 칸코쿠진/조센진, 즉 한국계를 의미한다. 재일 중국인은 따로 자이니치 주코쿠진이라고 따로 붙인다.
# by | 2021/08/31 23:47 | 유학기, 이민기, 그리고 육아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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