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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의 저주 - 민주주의와 석유자원의 상관관계

우클라의 Michael L. Ross 교수가 저술한 "자원의 저주"에 대한 논문 < What Have We Learned about the Resource Curse? >을 훑어보았다.

자원의 저주는 교과서에도 등장하다시피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역설을 말하는데, 한국에서는 주로 산유국이 된 네덜란드가 제조업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서사와 함께 "네덜란드 병"이라는 용어와도 함께 언급되고는 한다. 하지만, 자원의 저주에서 중요한 것은 석유나 각종 광물은 이를 통제하는 세력(중앙정부, 지방정부, 혹은 토호 chiefdom)이 '지대 추구'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유발되는 정치, 경제, 사회적 불안정성이다.


현재의 러시아 역시 자원의 저주에 사로잡혔다고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소비에트 연방(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의 혼란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습한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정치적 위상(권위주의 정부 원수)을 갖게 된데에는 러시아의 석유 자원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푸틴 역시 많은 스트롱맨(strongman, 독재자)들이 그러하듯, 통치 초기에는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능력보다는 탐욕만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1975~6년 한국의 포항에서 석유가 발견 소동이 있었는데 실제로 한국이 1976년에 산유국이 되었다면 지난 50여년간의 한국은 어떠했을까? 자원의 저주에 빠진 다른 국가들과 같이 민주화에는 실패했을 것 같고, 한국인들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하지 못 하고 있을 것 같다. 특히나, Ross 교수의 논문에도 나오듯이 이미 권위주의 정부가 수립된 이후의 석유 자원 발견은 독재를 강화시켜준다는 경향에 따라서 아직도 권위주의 정부하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오늘(2022년3월5일) 시작된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같은 것은 꿈도 못 꾸겠지. 통일주체국민회의 같은데서 대통령은 뽑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한국에 계신 유권자분들께서는 1976년에 포항에서 석유가 발견되지 않은 것을 축하하며 각자가 믿는 가치에 맞추어 잘 투표하셨으면 한다. 민주주의 만세!

by 질럿 | 2022/03/04 12:29 | 세상보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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