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 로그인  


싱가포르 부동산, 아니 땅 이야기(3)

싱가포르 부동산, 아니 땅 이야기(2)에 이어서 ...

땅 이야기를 하다가 잠깐 싱가포르의 정치외교적 위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아야겠다. 싱가포르는 처음 이쪽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전,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해외기업이 싱가포르에 지사를 세우거나 새로운 기업을 설립할 때에는 신청자가 싱가포르 정부의 관계부처를 하나하나 돌아다닐 필요 없이 정부 관계자가 태스크포스를 이루어서 한 방에 처리해 준다(one-stop service)는 이야기를 들었을 정도였다. 즉, “주식회사 싱가포르”로서의 명성을 싱가포르 이주하기 훨씬 전부터 청소년때부터 듣고 자랐는데 실제로 싱가포르에 와보니 명성 그대로였다. 한국의 금융감독원에 해당하는 통화청(MAS)은 정말 친절했다.

갑자기 왜 싱가포르 정부의 공공 서비스 수준을 평하는지 이야기하자면, 바로 코스모폴리탄 국가에게 적용되는 “외국인들이 하는 투표” 개념 떄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거가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시민권자만 투표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영주권자나 장기체류외국인에게 제한적인 투표권이 주어지는 경우는 있긴 하지만. 그런데 “외국인들이 하는 투표”란 무엇인가하면, 영어로 “voting by foot”이라고 하는데 해당 국가가 얼마나 외국인들이 모여서 생활하고 비즈니스하기 좋은 곳인가를 외국인들이 직접 이주하는 것으로 몸소 보여준다는 의미이다. 홍콩의 많은 외국 기업들이 싱가포르로 이전한다거나, 기업 뿐만 아니라 홍콩에 살고 있던 홍콩 거주민, 외국인들이 싱가포르에서 직장을 찾아 옮긴다는 것이 모두 ‘발로하는 투표’에 해당한다. 이렇듯 코스모폴리탄 국가는 내국인들에 의한 투표와 외국인들에 의한 투표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이 중 외국인들에 의한 투표는 매일 매일 조금씩 이루어진다. 오늘도 싱가포르로 이민들어오는 외국인이 있고, 떠나는 외국인이 있을 테니까.


이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주식회사 싱가포르’를 이끄는 이사회로서 기능하고 있고 지난 55년간 아주 잘 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바로 지난 번에 이야기한 싱가포르 땅 값의 상승이다. 주식회사 싱가포르 – 땅 값의 상승을 연결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싱가포르에서는 ‘땅’이 일종의 주식으로서 기능하는 것 같다. 이사회(정부)를 구성할 권리는 시민권자들이 투표로 행사하니까 싱가포르 시민권이 바로 주식회사 싱가포르의 “일반주 common stock”에 해당하고, 땅은 주식회사 싱가포르의 성장 과실을 공유 받는 것이니까 “우선주 preference stock”에 해당한다고 비유하면 잘 들어 맞는다. 그러면 간척지를 만드는 것은 일종의 유상증자인 셈이고. 그래서 주변에 싱가포르 내에서 열심히 돈 벌려는 분들이 나중에는 우선주(땅이 포함된 단독주택)를 사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시는 것 아닌가 한다. 토지 임대부 주택(lease hold)들은 HDB와 콘도를 막론하고 만기가 정해져 있으므로 한정된 기간 동안 주식회사 싱가포르의 성장 과실을 공유 할 수 있다. 99년 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최초에 HDB나 콘도를 분양 받은 후, 싱가포르의 가치가 훨씬 높아지면 그 만큼 토지 임대부 주택의 가치도 올라가니까. 그렇다면 이런 기한이 정해져 있는 토지 임대부 주택은 주식회사 싱가포르에 대한 콜 옵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free hold’ 콘도는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해보니 주식회사 싱가포르에 대한 영구선물(perpetual futures)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추가: HDB와 콘도는 일드가 나온다는 점에서 99년 만기채권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콜옵션의 성격도 동시에 있는것 같다.)

그렇다면 전에 다룬 숍하우스는 어떤 것일까. 그쪽으로 유동성이 몰리면서 값이 치솟고 있는데 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세제 혜택 즉 정부 정책과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희소성을 바탕으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므로 일종의 코인, 정확히는 NFT가 아닐까한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준말인데 굳이 약자를 유지하자면 숍하우스는 ‘non-fungible territory’의 준말이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다. 숍하우스 하나하나는 서로 구별되는 고유한 물건이니까 말이다. 실제로 숍하우스의 임대 수익률은 2021년 기준으로 연간 1.7%, 다른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률 4.35%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하지만, 숍하우스는 한정된 숫자에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마치 크립토의 NFT처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서인지 연간 가격 증가율은 숍하우스가 4.33%이고 다른 상업용 부동산이 0.92%이니까 수익률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이렇듯 주식회사 싱가포르의 부동산은 우선주, 콜옵션, 영구선물, 그리고 NFT로 비유 할 수 있을 것 같다.

by 질럿 | 2022/12/11 22:48 | 세상의 재미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zealot.egloos.com/tb/597663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잘생긴 허스키 at 2022/12/11 23:20
비유좀 그만해
Commented by 질럿 at 2022/12/12 00:39
싫어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